“6월 소비자물가 2.7% 상승”…미국, 관세발 물가 압력에 시장 경계
미국(USA)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각 기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상승률은 시장 예상과 일치했으며, 전월(2.4%)보다 높아져 올해 2월 이후 최대치다. 이번 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상황에서 공개돼 금융시장과 관련국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상세 수치를 보면, 6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으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모두 전문가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아, 일각의 '깜짝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관세 영향을 직접 받는 의류 가격은 전월 대비 0.4% 상승, 가정용 가구는 1% 오름세를 보여 소비자 가격 부담이 일부 현실화됐다. 반면 신차(-0.3%), 중고차 및 트럭(-0.7%) 등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물가 오름폭을 상쇄했다. 주거비는 0.2% 상승하며 전체 지수의 가장 큰 단일 기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전 세계 주요 무역파트너에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한국, 일본(Japan),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에 추가 관세를 통보하며 무역장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일련의 관세 조치는 소비재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왔고, 대형 유통업체들도 인상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금융시장에서는 예상을 크게 넘어서지 않은 CPI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1%로 전 거래일보다 2bp 하락, S&P500 선물도 0.4% 상승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번 소비자물가 발표로 미 행정부가 연준에 금리 인하 요구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연준 위원 다수의 설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와 CNBC 등 미 주요 언론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당분간 금리 정책에 급격한 변화 가능성을 낮췄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관세 추가 인상, 남은 분기 경제지표에 촉각을 세우며 정책 변수에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노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파장 등이 당분간 세계 경제의 주요 불확실성으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미국발 물가 압력과 금리 결정은 앞으로도 국제 금융·무역 질서에 변동성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