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점검”…의사 30만명에 안전도우미 서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에 빅데이터 분석이 본격 적용되고 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식욕억제제를 포함한 32개 의료용 마약류 성분의 처방 경험이 있는 모든 의사에게 ‘안전사용 도우미 서한’ 7종을 온라인 제공하기로 하면서, 마약류 관리를 넘어 의료 데이터 기반의 투명성과 환자 안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정책 도입을 ‘마약류 처방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1년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축적된 의료용 마약류 처방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별 결과를 추출, 7월 30일부터 안전사용 도우미 서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처방 의사 누구나 자신이 어떤 의약품을 얼마나, 어떤 질환에 처방했는지와 동일 진료과 소속 타 의사들과 비교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받게 된다.

서한에는 약물별 허가사항은 물론, 의사별 ‘환자 수·평균 처방량·주요 사용 질환’ 통계와 진료과 및 질병별 전국 사용 통계, 처방량 순위 등 동종 의사와의 비교 결과가 담긴다. 총 30만5184명(중복 포함)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가 대상이며, 주요 성분별로는 졸피뎀(7만5572명), 프로포폴(3만1983명), 식욕억제제(3만8716명), 진통제(4만5157명), 진해제(2만3704명), 항불안제(7만9354명), ADHD 치료제(1만698명) 등이다.
특히 이번 안전사용 도우미 서한은 기존에 개별 의사의 단편적 처방 이력 확인에서, 빅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비교와 자가 점검이 가능하도록 한 점에서 기존 관리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의료 현장에서는 처방 패턴을 스스로 분석하고 환자 안전 우선의 적정 처방 실천에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크다는 반응이다.
이번 정책은 글로벌 의료 규제 분야에서도 드물게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전 과정을 IT‧데이터로 망라, 환자·의료진 모두의 안전성을 중점 관리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통제와 데이터 관리를 점차 강화 중이지만, 의사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정기적 서한으로 안내하는 체계는 선진적 사례로 꼽힌다.
한편 손수정 원장은 “11월 동물병원 수의사 대상으로도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마약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료현장의 안전사용 지원을 다양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IT 기반의 분석·관리 체계가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와 환자 안전 강화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