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타 차 역전 드라마”…최진호, 마지막 홀 아쉬움→노리스 극적 우승
파이널 라운드의 긴장감은 최진호의 고요한 표정에 각인됐다. 선두를 지키던 여정 속에서 마지막 1타 차 패배의 여운은 크고 깊었다. 승리의 문턱 앞에서 멈춘 발걸음, 팬들에게는 언젠가 돌아올 영광의 순간을 미리 약속한 듯했다.
15일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KPGA 투어와 일본 JGTO 투어가 공동 주관한 대형 무대였다. 최진호는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 15번, 16번홀 연속 보기로 흔들리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 스코어는 1언더파 71타.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3위에 머물렀다.

황금색 파도처럼 이어진 갤러리의 기대 속에서, 우승자는 예상 밖에서 등장했다. 남아공 출신 숀 노리스가 마지막 라운드 6타를 줄이며, 일본의 사카모토 유스케와 18언더파 동타로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어진 연장 2차전. 노리스가 버디 퍼트로 마침내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노리스는 JGTO 통산 8승, KPGA 투어와 JGTO 2년 시드를 확보했다.
최진호는 초반 4번, 6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주도하며 시즌 첫 승을 향해 전진했다. 그러나 막판 난조에 무릎 꿇으며, 시즌 최고 성적이자 한국 선수 중 최상위 순위로 의미를 남겼다. 노리스는 "6번홀 버디 이후 경기 흐름을 인내심 있게 지켜간 것이 우승의 결정적 원인"이라며 "앞으로 통산 10승을 꼭 이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상위권 경쟁에도 변화가 깃들었다. 김백준이 제네시스 포인트 1위에 올라섰고, 이태훈이 시즌 상금 1위로 도약했다. 송영한, 김비오, 문경준 등 굵직한 이름들도 톱20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 반환점에서 각자의 드라마를 이어갔다.
태양빛이 잦아들 무렵, 각자의 희비는 경기장을 사이에 두고 대비됐다. 한 경기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된다. KPGA 투어는 활력을 이어가며, 오는 주말 또 다른 승부의 마당을 펼칠 예정이다. 팬들은 남아 있는 계절 속에서 누군가의 기적, 누구의 아쉬움을 함께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