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수렴 없는 해체 논란”…세종시청 테니스팀, 눈물의 호소→시민사회 반발 확산
장맛비 속에서도 법정 경기를 준비하던 세종시청 테니스팀 선수들은 이른 오후부터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불확실한 미래와 팀 해체의 충격은 단순히 한 팀의 사라짐을 넘어, 지역 스포츠 현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선수, 지도자, 학부모 모두의 깊은 탄식이 현장에 맴돌았다.
세종시의 일방적 해체 통보 이후, 7명의 선수단은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며 통렬한 목소리를 내놨다. 이들은 “재정 악화, 성적 부진, 감독직 공석이라는 해체 사유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이덕희가 이달 초 국제테니스연맹 중국 퓨처스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팀의 경쟁력을 증명했음에도, 선수단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입장문에는 선수단의 진심이 오롯이 담겼다. “또 다른 피해가 올까 두렵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낸다”며 해체 철회를 간절히 요청했다. 선수들은 세종시청 테니스팀이 시민 자긍심의 상징임을 강조하며, 시의회와 시민단체, 체육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세종시 관계자들은 팀 해체의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장비 구입 과정에서의 비위 행위로 전 감독이 구속 수감됐고, 전임 코치 역시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를 받고 있음이 공식 확인됐다. 김려수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연 10억원이 넘는 팀 운영 예산과 연봉 부담, 주축 선수 이탈 등 복합적 이유로 팀 해체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청 테니스팀은 2012년 창단 이후 꾸준히 인재를 배출해 왔으며, 다수의 지역 밀착형 테니스 재능기부 활동으로 소속감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덕희, 김근준, 현준하, 박지민, 이은지, 김민서, 이수현 등 7명이 남아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도 현안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세종시 관내 초등·중등·고등 4개 학교팀이 있으며, 엘리트팀의 해체가 학생 선수 성장 경로를 끊을 수 있다”며 “해체 사유가 사실과 다르고, 선수단의 공적 기여 역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코트에 남겨진 라켓과 운동화,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어린 선수들의 모습에 지역 사회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세종시청 테니스팀 해체 결정이 전해진 8월의 그라운드는 깊은 상념으로 잠겼다. 이번 논란은 지역 체육 생태계의 존폐와 시민 자존에 대한 뜨거운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