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시리즈 티켓 999만원까지”…정연욱 의원, 암표 근절 위한 법 개정안 추진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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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입장권이 온라인 암표 시장에서 999만 원까지 재판매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프로스포츠 경기 입장권 부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산 수영구)은 14일, 매크로 등 자동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행위와 비정상적 티켓 재판매를 근절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암표 문제는 더 이상 도덕적 비난에 머물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교란과 소비자 피해라는 구조적 문제”라며 “이번 개정안은 티켓 유통 질서 회복을 위한 종합적 제도 정비”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시리즈 등 인기 경기에서는 입장권 가격이 반복적으로 급등했고, 현행 제도만으로는 부정 구매·재판매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연욱 의원 인스타그램
정연욱 의원 인스타그램

개정안은 ▲매크로 등 자동 예매 행위의 명시적 금지 ▲티켓 재판매 가격 상한 도입 ▲암표 거래 중개 플랫폼의 차단·제재 근거 마련 등을 담았다. 판매자와 플랫폼에는 부정거래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과징금 부과, 상습범 형량 가중 및 신고자 포상금 지급 등이 규정될 예정이다. 적용 범위도 프로스포츠·공연·콘서트 전반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프로야구를 돈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는 경기로 내버려둘 수 없다”며 “공정한 관람 문화 정착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국정감사와 현장 질의에서 “문체부가 ‘여력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는 사이에 암표 시장은 더욱 성장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플랫폼도 재판매 차단과 실태조사 등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입법안은 문체부 등과의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재판매 방지 기술과 상시 점검 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모집단체들은 “입법·행정 규제 강화가 암표 시장 근절의 실효성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주요한 쟁점은 “실명 기반 거래”와 “플랫폼의 감시책임”이 될 전망이다. 현재도 암표 문제가 적발과 처벌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제도적 구멍을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개정안 논의는 스포츠·공연 관람의 기본권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본격화된 신호로 보인다. 관람권의 공정성을 되찾기 위한 제도적 개선과 정부-국회의 협업이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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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의원#한국시리즈#국민체육진흥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