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통령, 가상화폐 탄압 종결 선언”…스테이블코인 법제화로 달러 영향력 확장→트럼프 정책 기조 변환 주목

2025년의 네바다 사막, 라스베이거스에서 바람처럼 휘도는 변화의 신호가 불어왔다. 가상자산 시장이 부침을 거듭하던 지난 수년, 그곳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의 단상 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정책 전환의 서막을 알렸다. 화려한 전광판 아래 모인 세계 각국의 투자자와 개발자들, 그리고 글로벌 금융의 맥을 짚는 이들의 마음에 새로운 바람이 감돌았다. “바이든 정부의 가상화폐 탄압은 끝났다.” 밴스 부통령의 한마디는 억눌러온 숨겨진 기대감을 터뜨리는 북소리와도 같았다.

미국 연방정부의 손끝에서 태동한 ‘초크포인트 작전 2.0’이라는 그늘진 이름. 금융기관이 가상화폐 기업과의 거래를 비공식적으로 차단하면서 업계의 자금 흐름에 시린 바람이 불었다. 시장의 혁신은 규제의 벽 앞에서 굳어갔고, 투자자들은 관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날들을 보냈다. 이제 그 무거운 문이 열리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비트코인 컨퍼런스를 무대로 가상자산 정책의 세 가지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첫째,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적대적 규제 철폐. 둘째,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셋째, 시장 체계의 재구축. 특히, 상원에 상정된 '지니어스 법안’과 스테이블코인 내국화 추진이 글로벌 달러 패권을 새롭게 공고히 할 매개임을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를 위협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한다”며, 법적 기반 위에 스테이블코인을 정식 금융수단으로 끌어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역시 미국 국채 중심으로 담보 구조가 짜일 전망이다. 이는 국경을 넘어 오가는 달러 유통의 효율을 높이고, 미 국채의 수요 기반을 더욱 두텁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책 변화의 여운은 이뿐만이 아니다. 밴스 부통령은 과거 개리 겐슬러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소비자 보호의 명분을 내세워 혁신의 싹을 짓눌렀음을 지적하며, 전격적인 해임의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가상화폐는 시민의 자유를 위한 방패이자, 인플레이션과 시장 불평등에 맞서는 보호막”임을 강조했다. 자유를 향한 의지, 그리고 혁신의 가치가 정책의 한복판에 놓였다.

정책의 진폭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상화폐 정책을 책임지는 데이비드 색스는 예산의 추가 투입 없이 미사용 자금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보유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신호로 풀이된다. 색스는 제미니 거래소 공동창업자인 윙클보스 형제와의 대담 자리에서 “명확한 약속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승인과 부처 협의가 있다면 비트코인 매입 프로그램이 도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콘퍼런스에서 직접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약속한 바 있기에, 향후 미국 중앙정부 차원의 추가 비트코인 매입 및 가상자산 정책 전환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정책 전환에 대해 미국 내 각 정당과 투자자, 그리고 국제 금융권은 엇갈린 시선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혁신과 자유의 가치를 내세워 긍정적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으나, 민주당 일부와 소비자단체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사이버 범죄, 자금세탁 등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글로벌 금융 환경에 거대한 파문을 남길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정책의 대전환. 그 심장부에 미국 달러의 새로운 패권 전략이 숨 쉬고 있다. 각국 정부는 미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자국 통화와 정책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은 또 한 번의 함성이 울려 퍼질 새벽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