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화갈륨 MMIC 국산화”…ETRI-웨이비스, 레이더·위성 시장 주도권→파급 전망

국내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의 전략적 협업이 군수용 레이더와 위성통신 분야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웨이비스가 공동으로 질화갈륨(GaN) 기반 송수신 반도체 집적회로(MMIC)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그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군수 분야 핵심부품이 국내 기술을 통해 자립화의 전기를 맞이했다. 이로써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 및 첨단 위성시스템의 독립적 개발 기반이 한층 공고해졌다.

ETRI는 보유 중인 반도체 설계 역량과 웨이비스의 생산 공정 기술을 융합해, 2023년부터 X-대역에서 동작하는 송수신 칩 세 종류를 완성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주요 개발 성과는 전력증폭기(PA), 저잡음증폭기(LNA), 송수신 전환 스위치(SW) 집적회로 등이다. 미국과 유럽의 선도적 파운드리 기업 제품과 대등한 수준의 성능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에서 유일하게 질화갈륨 기반 양산 설비를 통한 집적회로 생산이 현실화됐다. 갈륨비소(GaAs) 기반 기존 제품 대비 출력과 효율이 월등히 향상돼,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신세대 군용 및 위성통신 레이더 성능 혁신이 기대된다.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신속한 표적 탐지와 추적 기능으로 차세대 방위산업의 중추적 기술로 꼽힌다. 본 혁신적 집적회로는 송신 신호 증폭, 저잡음 수신, 그리고 송수신 경로 전환을 단일 모듈로 통합, 실전형 레이더 시스템의 신뢰도와 운용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질화갈륨 MMIC 기술의 성공이 정부와 방산업계, 위성통신 시장 전반에 전략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TRI 임종원 박사는 본 개발이 첨단 반도체 소재 상용화의 신뢰도를 입증했다고 평가했으며, 웨이비스 역시 생산 인프라와 기술 내재화로 자립 경쟁력의 초석을 놓았다고 자평했다. 앞으로도 국방 첨단화와 위성산업 자립화의 관점에서 질화갈륨 반도체 원천 기술의 지속적 투자와 생태계 조성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