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김건희 나토 목걸이 진품 제출”…특검 “증거인멸 정황, 전방위 수사 착수”
정치

“김건희 나토 목걸이 진품 제출”…특검 “증거인멸 정황, 전방위 수사 착수”

윤선우 기자
입력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이른바 '나토 목걸이'를 둘러싼 의혹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김 씨의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2일 서희건설로부터 문제의 목걸이 진품과 관련 자수서를 임의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가 김 씨에게 제공됐다가 수년 뒤 반환됐으며, 이를 보관해왔다고 해명했다.

 

특검은 김건희 씨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서희건설 측 목걸이를 건네받았고, 나토 순방 당시에 이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지인에게 빌렸다”고 해명한 데 이어, 검찰과 특검 조사를 거치면서 “모조품”이라고 상반된 진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김 씨 오빠의 장모 자택 압수수색 당시 동일 모델의 가품을 확보, 김 씨가 진품을 가품으로 바꿔치기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때 착용한 프랑스산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비슷한 제품이 김건희씨의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29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때 착용한 프랑스산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비슷한 제품이 김건희씨의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됐다. 대통령실 제공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법원에 서희건설로부터 제출받은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증거자료로 제시했으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은 목걸이의 시가가 6200만원에 달하면서 공직자윤리법상 신고 기준(500만원)도 초과된 점을 지적했다. 서희건설이 이 목걸이를 선물한 배경에 인사 청탁 개입 여부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실제로 서희건설 회장의 사위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사실,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비공식 조직 ‘양재동 캠프’가 서희건설 건물에 입주했던 기록 등이 연달아 드러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검은 김건희 씨가 특검 조사에서 “이 목걸이는 20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가품”이라고 진술했으나, 명품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 측이 “해당 모델은 2015년이 출시 시점”이라고 밝혀 진술 불일치도 확인됐다. 게다가 서희건설 측이 2022년 대선 전후해 실제 해당 목걸이와 동일한 제품을 구매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진품과 가품을 동시에 제출, “김건희 씨가 목걸이의 출처와 실체에 대해 허위 진술을 반복해 증거인멸에 가담했다”라고 주장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관련자 모두에 대한 증거인멸 방지와 수사 방해 행위 규명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 씨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보증서를 추가로 확보했다며,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적용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시계 제공자는 2022년 9월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시범운영 계약을 체결한 사업가로, 특검은 사업상 편의 제공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엔 베트남에서 귀국하는 김 씨 측근 김예성 씨를 인천국제공항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 후 서울남대문경찰서 유치 시설에 입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이다.

 

이날 특검의 고강도 행보에 대해 정치권과 여론의 촉각이 곤두서는 분위기다. 검찰과 특검이 진품·가품 오가며 김 씨와 주변 인물들의 진술 번복, 증거 조작 정황까지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검팀은 서희건설과 김 씨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한 추가 조사와 사법처리 수위를 고심하고 있으며, 향후 특검 수사 결과가 정국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건희#서희건설#민중기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