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두뇌 실은 로봇”…네이버, 소형 휴머노이드 올 연말 실전 투입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과 실시간 3D 공간 복원 기술이 로봇 산업의 현장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네이버가 미국 MIT와 공동 개발한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올해 말 사옥 1784에서 실서비스에 시범 투입한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공간 AI 솔루션까지 연동해, 로봇의 자율성과 실사용 가능성이 함께 부각된다. 업계는 이번 공개를 ‘오프라인 서비스 플랫폼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오는 12월 말부터 1784 사옥에 직접 투입할 소형 휴머노이드 프로토타입을 내달 전격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해당 로봇은 미국 MIT가 하드웨어·기초 제어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구팀이 AI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맡아 2019년부터 산학 협력 체제로 개발돼왔다. 네이버는 자체 로봇 클라우드 플랫폼 ‘아크(ARC)’와 웹 기반 OS ‘아크 마인드’를 적용, 5G 전용망을 통해 로봇이 초저지연으로 클라우드와 실시간 연결되는 ‘두뇌 외부 탑재’ 방식을 구현했다. 소형 로봇에 카메라와 모터, 5G 모듈만 탑재하면, 클라우드 지능을 활용해 실시간 공간 이동과 물류 서비스를 수행하는 것이 핵심 구조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단일 로봇 온보드AI(기기 내장형 인공지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던 공간 인지, 장애물 회피, 작업 분산 처리 등에 특화된 점이 주목된다. 네이버는 올해 말부터 기존 실내 배달로봇 ‘루키’와 함께 도시락·커피 등 사내 물류를 병행 배달하는 실전 테스트에 돌입, 내년부터 대규모 실사용까지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간 내 자율주행과 실시간 작업 분할 배달, 사람이 요청하는 다양한 물류 서비스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 적용 측면에서 네이버는 고정밀 3D 매핑과 AI 비전 기술 고도화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체 개발한 3차원 복원 AI 모델 ‘더스터(DUSt3R)’의 후속작 ‘더스터2’를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새 버전은 이미지 세분화와 사람 인식, 공간 형태의 정밀 복원 등 기존 지도 데이터보다 수배 정확한 공간 재현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달 말 서울 코엑스에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강남역·인천공항·롯데월드 등 주요 실내 공간과 일본·사우디 등 해외 시장 수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AR 길 안내와 연동된 가상 광고판 노출 등 부가 사업 모델도 병행 검토한다.
글로벌 로봇 업계 또한 클라우드·온보드AI 융합, 디지털 트윈 플랫폼, 초저지연 무선연결 등 비슷한 흐름에 주목 중이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아마존·구글 등의 로봇 플랫폼이 대규모 창고·병원·스마트시티에서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고, 유럽은 실외 로봇 배송, 자율주행차와 연동한 실공간 데이터 서비스 확대가 활발하다. 네이버 역시 단계별 서비스 확장 로드맵을 내세워, 실내(1784), 캠퍼스(세종 데이터센터), 도시 단위까지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데이터·AI 기반 로봇 서비스의 개인정보 안전성, 산업 현장 적용시 인증·보안 이슈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네이버는 실내 RTLS(실시간 위치추적시스템), AI 데이터 보호 체계, 서비스별 인증모델을 병행 개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향후 B2B·B2G 사업화 역시 CEO 직속 조직인 R-TF를 통해 정책·산업 연계를 본격화할 움직임이다.
로봇공학 및 디지털 트윈 분야 전문가들은 “클라우드·온보드 AI 융합 구조가 로봇 산업 자율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AI 기반 실시간 3D 공간 복원, 실내외 자율주행, 초저지연 네트워크 등이 맞물리며, 스마트시티·산업 물류에서 실제 활용까지 시장 변곡점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