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물농장 수리부엉이 둘째, 익숙함을 등지고 떠난 순간→전주 아파트를 적신 눈물과 기적의 비행”
화단 위를 조심스레 거닐던 작은 발걸음, 그 뒤엔 보낼 준비를 마친 가족과 이웃의 따스함이 가득했다. SBS ‘TV동물농장’에서는 전주 아파트 한켠에서 태어난 수리부엉이 형제의 비상과, 특히 둘째의 뒤늦은 첫 비행이 진한 여운으로 담겼다. 날갯짓에 담긴 기다림과 망설임, 그리고 다시 시작된 용기의 순간은 한참을 지켜본 이들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둘째 수리부엉이는 형보다 닷새 늦게 세상에 나왔으며, 채 크지 못한 몸집과 아슬아슬한 날개짓, 주저하는 눈빛이 한동안 아파트 난간에 머무르게 했다. 둥지를 떠나는 여정은 말처럼 쉽지 않았고, 함께 자란 형은 먼저 산으로 향했지만 동생은 여러 번 주춤거렸다. 가족과 이웃, 전문가들은 이 작은 생명의 도전을 온 마음으로 지켜봤다. 위험천만한 아파트 12층에서의 성장기는 강삼 씨 부부를 비롯해 시민 모두가 함께 손에 땀을 쥐게 만든 긴장이었다.

한 순간의 용기로 첫 도전을 했던 둘째 부엉이는 날갯짓 끝에 추락을 겪었고, 깊은 정적 속 모두의 눈길이 하나로 모였다. 그 순간, 어미 부엉이가 조용히 다가와 둘째 곁을 지켰고, 작은 생명은 용기를 다시 곱씹으며 숲의 초입까지 고단한 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가족의 부엉이와 뒤돌아본 아파트, 그 위에 쌓인 응원과 눈물은 한 철의 정을 다시금 일깨웠다.
마지막 이별의 순간, 둘째는 닫힌 도시의 공간 뒤로 다시 숲을 향해 걸었다. 그 눈빛은 마치 “고마웠어요”라고 속삭이듯 도시에 남았고, 강삼 씨 부부와 이웃들은 온기와 사랑, 책임의 무게를 가슴에 품은 채 작은 생명을 배웅했다. 1,728시간을 기록한 성장의 시간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의 따뜻함이 교차한 흔적으로 오래도록 남을 전망이다.
작은 부엉이 한 마리의 떠남이 남긴 건 아파트에 깃든 가족애와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이어진 소중한 연결이었다. SBS ‘TV동물농장’은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삶의 의미와 울림을 전하며 시청자를 매주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