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투수의 자존심”…커쇼·셔저 6이닝 무실점 격돌→다저스 5-1 역전승
밤하늘을 수놓은 조명 아래 다저스타디움의 열기는 한순간도 식지 않았다. 3천 탈삼진을 돌파한 전설적 에이스 커쇼와 셔저, 두 베테랑의 자존심이 6이닝 동안 팽팽하게 맞섰다. 관중의 열광 속에 쌓아올린 명장면들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았다.
9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맞대결. 커쇼와 셔저는 오랜만에 선발로 맞서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커쇼는 6이닝 동안 74개의 공을 던져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셔저는 6이닝 98구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나란히 노련한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은 팽팽했다. 커쇼가 1회초 삼자 범퇴로 타선을 틀어쥐자, 셔저도 1회말 위기마다 특유의 강심장으로 맞섰다.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의 연속 안타로 고전했으나, 프레디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2회초 커쇼는 보 비솟과 애디슨 바거에게 연속타를 허용해 선제점을 내줬으나, 마일스 스트로를 유격수 직선타 병살로 엮으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두 투수의 집중력은 이후 6회까지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승부의 균형이 깨진 순간은 5회말이었다. 셔저가 2사 2루에서 무키 베츠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내주며 다저스가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다저스는 7회말 3득점을 추가해 시즌 1위 굳히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5타수 3안타 2득점, 베츠는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이날 커쇼는 시즌 6승(2패, 평균자책점 3.14), 셔저는 2패(2승, 평균자책점 4.21)를 추가했다. 커쇼의 통산 탈삼진은 3천14개, 셔저의 탈삼진은 3천456개로 두 투수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경기 종료 후 커쇼와 셔저는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하며 환하게 웃었다. 커쇼는 상대 투수의 직구를 칭찬했고, 셔저 또한 존경을 표했다. 베테랑 투수들의 선의의 대결은 현지 매체로부터 “두 팀 모두가 승자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저스는 1위 굳히기에 한 발짝 다가섰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선발진 정비에 힘을 쏟게 됐다. 마운드에 남은 두 투수의 여운처럼, 가을에 닿을 이 노장의 서사는 팬들에게 뭉근한 기다림을 안긴다. 경기는 2025년 8월 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졌으며 현지와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짙은 감동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