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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 관세’ 연기 선언에 뉴욕증시 폭등”…나스닥 2.5% 치솟아→글로벌 투자심리 어디로
국제

“트럼프 ‘EU 관세’ 연기 선언에 뉴욕증시 폭등”…나스닥 2.5% 치솟아→글로벌 투자심리 어디로

윤가은 기자
입력

미국 뉴욕의 금융가가 꿈틀거린 밤, 월가의 전광판에는 푸른 숫자가 유독 진하게 빛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미루겠다고 발표하자, 지난 27일 뉴욕증시는 환호하듯 강한 탄력을 내며 거래를 마쳤다. 관세라는 날카로운 칼날이 잠시 다시 칼집에 들어간 셈이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마치 굳은 침묵 뒤에 터지는 환희처럼 1.78% 올라 42,343.65를 기록했다. 기술주들이 밀집한 나스닥은 2.47%나 치솟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2.05%의 상승률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시적 유예 선언이 불확실성의 먹구름을 걷어내자, 시장은 오랜만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듯했다. 

나스닥 2.5% 상승…트럼프 ‘EU 관세’ 연기 발표에 뉴욕증시 강세
나스닥 2.5% 상승…트럼프 ‘EU 관세’ 연기 발표에 뉴욕증시 강세

관세 전쟁의 그림자는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EU 타깃 발언 이후 짙게 드리워졌으나, 7월 9일까지 부과를 미루겠다는 뜻이 공식화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됐다. 전일 메모리얼데이로 휴식에 잠겼던 뉴욕 자본시장에 다시금 역동이 깃들며, 개장과 동시에 오름세는 거세졌다.

 

미국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0으로 전월보다 12.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다우존스 예상치 86.0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로, 관세 불안이 완화되자 소비자 심리마저 살아났다는 방증이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동성과 불편한 동거를 거치며, 여전히 ‘관세의 유예’와 ‘발동’ 사이에서 진폭하는 시장의 호흡을 곱씹는다.

 

각종 주식 종목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출렁였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보다 경영’ 발언 이후 테슬라는 약 7% 가까이 가치가 뛰었고,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주요 기술주들이 2~3%대의 고른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시장 역시 안정 쪽으로 기울었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4.45%로 6bp 하락했고, 30년물도 4.95%로 8bp 내렸다. 그만큼 안전자산 선호는 약해지고 다시금 위험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깃든 순간이었다.

 

반면 국제 금값은 온스당 3,300.40달러로 1.9% 미끄러지며, 투자심리의 변화에 고요하게 응답했다. 시장 한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행보를 ‘트럼프는 항상 꽁무니 뺀다’는 신조어(TACO 거래)로 비꼬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책의 시계추가 관세에서 유예로, 다시 긴장으로 이동할 때마다 세계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떨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통상정책이 여전히 불확실성의 그늘 아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조심스럽고도 예민하게 향후 정책의 방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관세의 서사와 시장의 감성은 오늘도 얽혀, 세계 금융의 풍경을 성실하게 그리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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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스닥#유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