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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꺾은 투혼”…신유빈-유한나, 세계선수권 동메달→기적 같은 4강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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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꺾은 투혼”…신유빈-유한나, 세계선수권 동메달→기적 같은 4강 신화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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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마지막 점수를 향해 정적이 흐르던 순간, 신유빈과 유한나의 표정엔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녹색 테이블 위에서 이어진 치열한 랠리는 간절함을 담았고, 두 선수는 최종 5세트 끝에 아쉬움 속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준결승 무대는 25일 새벽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펼쳐졌다. 결성 두 달여 만에 세계대회 무대를 밟은 신유빈(대한항공)-유한나(포스코인터내셔널) 조는 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 조와 결승행을 두고 맞섰다.

“5세트 접전 끝 석패”…신유빈-유한나, 세계선수권 4강→값진 동메달 획득 / 연합뉴스
“5세트 접전 끝 석패”…신유빈-유한나, 세계선수권 4강→값진 동메달 획득 / 연합뉴스

초반부터 승부는 팽팽하게 흘렀다. 신유빈-유한나 조는 1세트에서 5-11로 뒤쳐졌지만, 곧바로 2세트를 11-8로 잡아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3세트(8-11 패), 4세트(11-9 승)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쳤고, 결국 승패는 5세트로 이어졌다. 중요한 순간, 신유빈-유한나 조는 6-6 동점에서 안타까운 범실이 연달아 나오며 9-11로 주저앉았다. 세트스코어는 2-3(5-11 11-8 8-11 11-9 9-11)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신유빈-유한나 조는 세계 1위 일본의 오도 사쓰키-요코이 사쿠라 조를 3-1로 꺾으며 극적인 4강 진출을 이뤄냈다. 단기간에 조를 이룬 두 선수의 동행은 탁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특히 경기력 이상의 파괴력과 집중력, 그리고 팬들 앞에서 보여준 투지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유빈은 혼합복식에서도 임종훈과 호흡을 맞추며 동메달을 추가해 이번 대회에서 두 개의 메달을 품에 안았다. 앞서 2023년 더반 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신유빈은 2회 연속 개인전 세계선수권 메달의 기록을 새겼다. 유한나 역시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 도전에서 귀한 메달을 안으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뒤 신유빈은 “오늘 경기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메달을 획득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래 합을 맞춘 조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쏟아냈다”고 이야기했다. 유한나도 “준비한 만큼 다 해봤지만 상대가 잘했다. 결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세계선수권은 3-4위전을 따로 진행하지 않지만, 준결승에서 패한 모든 팀에 동메달이 주어진다. 신유빈-유한나 조는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 첸나이 대회 준우승에 이어 또 한 번 국제 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제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신유빈과 유한나의 뒤를 이어, 젊고 새로운 복식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이 두 선수는 곧 다가올 월드투어와 선수권 등에서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환호와 박수, 그리고 조금의 아쉬움이 얽혀 있던 카타르의 그 밤. 잘 정돈된 손끝과 깊은 숨결, 그리고 서로를 아끼는 응원의 눈빛이 오랫동안 경기장 안에 남았다. 이들의 여정은 2025년 세계선수권의 찬란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중계방송과 대회 기록은 모든 스포츠팬들에게 또 하나의 영감을 남겼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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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유한나#세계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