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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응전, 전면전 공포 증폭”…중동 불안 급류→국제사회, 해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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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미사일 응전, 전면전 공포 증폭”…중동 불안 급류→국제사회, 해법 모색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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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어둠 속 한 줄기 섬광이 지중해 너머 텔아비브 하늘을 가르며 터진다. 2025년 여름, 불온한 긴장과 역사적 원한이 교차하는 중동의 심장부에서, 다시 한 번 군사 충돌의 공포가 제기됐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단행하자, 이틀 내내 미사일과 드론의 우박이 대지와 도시를 두드렸고, 중동의 공기는 무거운 불안으로 채워졌다.

 

이 모든 서사의 서두는 이스라엘 공군이 감행한 ‘라이징 라이언’ 작전이었다. 그들의 전투기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심장부, 그리고 핵 개발의 이유로 악명 높은 시설들을 정밀하게 겨냥했다. 대응은 신속했다. 이란은 ‘진정한 약속 3’ 작전을 내세우며, 150여 발의 탄도미사일과 100대가 넘는 드론을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 쏟아부었다. 텔아비브와 하이파, 전략적 군사기지들은 혼돈과 위기 속에 잠기고, 이스라엘 정부는 예비군 동원령까지 검토하는 등 전시 태세에 돌입했다.

(텔아비브 AP=연합뉴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14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폭발하면서 발생한 섬광 2025.6.14
(텔아비브 AP=연합뉴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14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폭발하면서 발생한 섬광 2025.6.14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이란의 민간 지역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무거운 보복을 암시했다.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그의 경고 속에, 북부와 남부 국경 곳곳에는 병력이 증강 배치되고, 정부는 장기전 대비를 위한 전략 수정에 착수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선제공습을 “전면전의 도화선”이라 비난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약속한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운명”의 경고 아래, 이란은 미국과의 핵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핵 개발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불신과 적대가 쌓인 황무지 위에, 절제와 타협 대신 경계와 응전이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은 이 사태가 어디로 향할지 예단을 경계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헤즈볼라와 후티, 시리아 친이란 세력으로 충돌이 확산될 때, 제3차 중동전의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이란의 대응 방식에 따라 갈등은 지역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란의 내적 불안정과 국제 고립 우려를 고려할 때 장기전보단 제한적 무력시위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비중 있게 제시된다.

 

분주한 조정의 무대 위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즉각 긴급 회의를 열어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외교적 해법 마련을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정치적 명분과 안보 논리에 매몰된 듯 보인다. 이에 따라 실질적 대화의 장은 미지수로 남았다.

 

중동의 이른 새벽, 총성이 가까워질수록 불확실성의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전 세계는 단기적 보복의 악순환이 고착될지, 아니면 외교의 실낱같은 균열에서 화해의 여지가 보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늘,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중동만이 아닌 세계 전체 안보지형에 끊임없는 파문을 던지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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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유엔안전보장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