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대러 제재에 유가 급등”…브렌트·WTI 3%대↑, 원유 수급 불안 여파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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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각) 미국(USA)이 러시아(Russia) 석유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직후, 원유 주요 국제 가격지표인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일제히 3% 이상 급등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유가의 추가 반등과 수급 불안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의 제재 확대는 러시아의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등 핵심 석유 기업을 포함해 수출 판로 차단에 집중한 것으로, 이미 러시아산 원유 주요 수입국이었던 인도와 중국 등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3일 오후,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3.6%(2.27달러) 오른 배럴당 64.86달러, WTI는 3.8%(2.24달러) 상승한 60.74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하루 만에 2달러 이상 급등한 배경에는 미국의 추가 제재 조치 발표가 결정적 촉매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제유가 브렌트 3.6%↑·WTI 3.8%↑…미국 대러 추가 제재 영향
국제유가 브렌트 3.6%↑·WTI 3.8%↑…미국 대러 추가 제재 영향

과거에도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다양한 수출 규제와 제재를 부과해왔으나, 이번에는 세계 원유 공급망 내 러시아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진 점이 특징이다. 이에 인도, 중국 등 기존 러시아산 원유 주요 구매국들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인도의 대형 정유업체들이 미국 압력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구매계약을 전면 재검토하며, 수입량 감축 움직임에 나섰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인 인도 현지에서는 국영 및 민간 에너지 기업들이 미국 제재 이후 러시아측 공급 지속 가능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즈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맞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업계 전반에서도 수입량 축소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시아 수요가 미국산 원유로 이동할 경우, 대서양 지역 유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급등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한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글로벌 시장 분석 책임자는 "이번 조치가 미·러 양국 간 에너지 긴장을 높였으나, 3년 반 동안 대러 제재가 러시아 원유 수출에 결정적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도와 중국 일부 구매자는 여전히 러시아산 원유를 거래 중이며, 장기적으로 구조적 수급 변화가 일어날지 단언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요 국제 매체들은 미국의 대러 제재가 유가 및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 확대 요인임을 지적하면서도, 제재 효과와 공급망 변화의 장기성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조치가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원유 거래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 제재의 실질적 이행과 러시아·인도·중국 등 주요 국가의 향후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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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국제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