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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혼사 논란에 과방위 국감 파행”…최민희 둘러싼 여야 정면 충돌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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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가 10월 29일 최민희 위원장을 둘러싼 정면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과 MBC 보도본부장 국감장 퇴장 논란을 잇달아 문제 삼으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거센 정치공세라는 반박으로 맞섰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며 국감은 ‘반쪽’ 진행으로 조기 종료됐다. 국감장을 떠난 국민의힘은 고발 방침까지 밝히며 양측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보도 직접개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딸 결혼식 거짓해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 피켓을 내걸고 국감 시작 전부터 위원장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최형두 의원은 “국민이 주목하고 있으니 의사진행 발언을 달라”고 재차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은 애초 “국민이 주목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오늘은 한미 정상회담이 있다”며 대응했다.

이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저는 최 위원장을 과방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도 자리를 지키는 건 후안무치”라며 ‘위원장의 잘못 18가지’까지 언급했다. 최수진 의원도 피감기관에 대한 축의금 수수, 언론·직원 갑질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감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정쟁 자제를 해야 한다”고 했으나,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APEC 정상회의로 국감 본질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가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으로 퇴장했고, 과방위 국정감사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거의 전원이 불참한 채 진행됐다. 남은 최형두·신성범 의원도 중간에 이석했으며, 피감기관 감사는 사실상 서면질의로 대체됐다. 국감장을 떠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국감 기간 결혼식은 금품 목적이 의심스럽다”며 최 위원장을 뇌물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집단 행동에 거세게 반박했다. 김현 의원은 “위원장을 겨냥해 종합국감 49분 중 30분을 사용하고 위원장석에 몰려 폭력 유발 행위까지 했다. 이런 견강부회는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고, 한민수 의원 역시 “국민의힘 같은 야당은 처음 본다. 무능하면 성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종면 의원은 “위원장 혼사로 국감 본질을 흐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여야 국회의원들의 축의금 전수조사까지 제안했다. 김우영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의 후예”, “친일 잔재 세력” 등의 발언으로 강하게 역공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이날 “국감을 위해 사실과 다른 여러 의혹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국감 종료를 선언하면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축의금도 모두 반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과방위는 여야 간 치열한 공방 속에 사실상 반쪽 국감으로 마무리됐다. 정치권은 최민희 위원장 논란과 국민의힘의 집단 퇴장을 두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극한 대치로 치닫는 분위기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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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국민의힘#과방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