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영화 첫 만남”…남궁민·전여빈, 끝을 모르는 슬픔→가슴을 후벼 파는 울림
따스한 조명 아래 서 있는 남궁민의 눈빛에는 쓸쓸한 바람이 일렁였다. 전여빈의 목소리가 고요하게 공간을 채우면서, 멜로의 시작은 이미 삶을 건 듯한 진지함으로 무거워졌다.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영화’가 첫 장면부터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의 슬픔과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열망을 포착하며, 시청자들의 마음 한편에 깊은 파문을 새겼다.
이번 드라마에서 남궁민은 천재 영화감독 이제하로 분해, “영원할 것 같은 사랑도 결국 다 옅어지잖아요”라는 음울하면서도 담담한 대사로 시간 앞에 무너지는 감정을 절제된 눈빛에 담아냈다. 절망과 허무, 애틋함이 교차하는 그의 모습 뒤에는, 전여빈이 연기한 배우 이다음의 단호하고 아름다운 갈망이 이어진다. 희귀병을 안고 있는 이다음은 “죽는다고 사랑이 없어질까요?”라는, 삶과 죽음, 사랑의 경계에 선 듯한 물음으로 결국 본질에 다가서는 인물을 그린다.

무대 위 또 다른 존재인 채서영은 현장 전체를 장악하는 열기로 힘을 더했다. “배우니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영화가 필요해요”라는 외침은, 예술과 현실을 곱씹는 인물의 내면을 드러낸다. 여기에 서현우가 맡은 영화 제작자 부승원, 그리고 서이서가 그려내는 김정우가 가세해, 영화 하나에 걸린 관계와 감정의 틈은 더욱 촘촘해진다. 부승원의 자신만만한 표정과 “신파든 뭐든 간에, 내가 손대면 돈이 돼”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이 영화계의 민낯을 비추는 한편, 김정우의 “감독님 속을 잘 모르겠어요. 무슨 생각하시는지”라는 속내는 이제하 주변의 미묘한 거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제하와 이다음을 중심으로, 각 인물들이 쌓아올린 사랑과 우정, 질투와 상처의 파동은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영화 감독과 배우, 제작자와 또 다른 영화인이 부딪히며 서로의 인생에 어느새 불쑥 들어선다. 각자의 비밀을 안은 채, 살아 있는 오늘이 앞으로 어떤 후회와 희망을 남길지, 인생의 단 한 장면처럼 빛나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품은 내면의 공허와 열정은 실제 삶을 닮아 있다. 사랑조차 운명조차, 덧없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손을 내밀고야 마는 인간의 진심을 담았다. 더없이 애절한 여운으로 시작되는 ‘우리영화’는 누구보다 간절한 첫 사랑의 기억과,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의 서러움을 아름답게 스케치한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는 6월 13일 금요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을 통해 삶과 사랑, 영화적 순간을 진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