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장초반 위험회피 심화”…미국 뉴욕증시, 무역·실적 변수에 하락세 확대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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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4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들이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재부각됐다. 기술주와 대형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대형 은행 실적 발표, 그리고 경제지표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짙어졌다.

 

이날 S&P 500 지수는 현지시각 10시 40분 기준 6,618.96으로 0.54% 하락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2,484.49로 0.93% 내림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100과 다우존스도 각각 0.83%, 0.22% 낮아졌으며, 변동성 지수(VIX)는 10% 넘게 뛰었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 등 환율 변수까지 겹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추가로 위축된 모습이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투자심리 위축을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중국이 한화오션 미국법인 5곳에 제재를 가했다는 소식이다. 이로 인해 해운·조선 공급망에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운송비 인상이 물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런 흐름은 기술주, 임의소비재,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키우면서 섹터 간 차별화 현상을 심화시켰다. 잭스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3분기 실적 시즌 개막, NFIB 중소기업 낙관지수 하락과 셧다운 불안, 미중 통상 변수 격화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거시적 불확실성 이슈와 달리, 일부 대형 금융주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상대적 강세를 시도했다. 웰스파고와 도미노피자가 각각 호실적으로 상승했지만, 금리와 무역 이슈가 상단을 제한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형 ETF의 민감도가 커지며 지수와 종목별 동조화 현상까지 확산됐다.

 

이 같은 조치는 한국(ROK) 등 글로벌 투자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원화 약세와 미국금리 불확실성, 미중 관계 긴장 등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통계와 종목별 평가손실 데이터에도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한편, 미국 증권 보관금액 총액은 월간 기준으로는 미약한 감소세에 불과하지만, 종목별·섹터별로 변동성 지표가 확대되고 있음이 관찰된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기술·성장주의 단기 밸류에이션이 수시로 재조정되는 환경”이라고 평했으며, CNN은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이벤트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이날 오후 파월 연준 의장 연설과 추가적인 무역 헤드라인 반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하락이 미중 갈등, 인플레이션 기대, 정책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과도기적 조정 국면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대형 은행 실적이 일부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경제지표의 부진과 정책 리스크 상존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하다. 시장이 새로운 단기 균형점을 찾아가려는 과정에서 개별 종목·섹터별 온도차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사회 및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주요 지표와 미연준 연설이 미국 증시의 흐름을 어떻게 움직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시적 충격 요인을 반복적으로 소화하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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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뉴욕증시#미중무역#잭스인베스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