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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정남희, 근원의 맛 물들다”…튀르키예 여행자의 미식 기록→계절 속으로 스며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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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정남희, 근원의 맛 물들다”…튀르키예 여행자의 미식 기록→계절 속으로 스며든 삶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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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온기가 그릇마다 담기던 겨울과 봄의 경계, 정남희가 안내하는 ‘세계테마기행–맛있는 튀르키예4’에서는 길 위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과 오래된 맛이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 12년 동안 튀르키예에 머무른 정남희 큐레이터는 계절과 사람, 그리고 땅의 기억을 품은 음식들을 따라 현지의 다채로운 풍광 속으로 시청자를 인도했다. 익숙하면서 낯선 케밥의 향연과 봄을 머금은 밥상, 동쪽 끝에 담긴 삶의 흔적, 천년의 도시에서 길어 올린 근원의 맛까지, 이번 여행은 음식과 풍경,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한데 묶어냈다.

 

첫 여정은 유구한 역사가 흐르는 아마시아와 카스타모누에서 출발했다. 무지갯빛 언덕과 예실르르막 강변을 바라보며 걷는 순간, 옛 왕국의 무덤과 오스만 왕자의 흔적이 길 위에 내려앉았다. 메르지폰이 전하는 궁중 음식의 품격, 토푸즈 케밥의 풍성한 식감, 카스타모누의 파스트르마와 쿠유케밥에서 전해진 정성의 시간, 두 도시 모두 음식 속에 깃든 계절의 온기와 사람의 손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겨울과 봄 사이, 케밥부터 카이막까지…‘세계테마기행’ 정남희, 튀르키예 미식여행→풍경과 사람의 기억 / EBS
겨울과 봄 사이, 케밥부터 카이막까지…‘세계테마기행’ 정남희, 튀르키예 미식여행→풍경과 사람의 기억 / EBS

이어지는 시바스와 부다클르의 시간에는 현지인과 나누는 특별한 만남이 이어졌다. ‘시바스에 오면 양머리를 깨야 한다’는 속담처럼, 두터운 시바스켈레와 전통 민요의 향연, 들판에서 수확한 마드막 나물이 담긴 밥상은 타향의 이방인조차 따듯하게 품었다. 설렘이 흐르는 반호 특급 열차와 부다클르의 온천, 진한 우유의 맛을 품은 디저트 카이막은 여행객의 마음마저 넉넉히 적셨다.

 

여정의 끝자락, 반과 하카리에서는 아침 햇살 아래 고양이와 함께하는 식탁, 만개한 아몬드 꽃으로 뒤덮인 아크다마르섬, 그리고 쿠르드족 전통춤 고벤이 봄의 생기를 더했다. 산나물의 풋풋함과 질로산의 빙하를 향한 계절의 이동,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간은 여행에 더욱 잊지 못할 무늬를 남겼다.

 

튼튼한 시간의 뿌리를 품은 이스탄불과 마르딘에서는 싱그러운 튤립 가득한 공원, 심연의 맛이 살아 숨쉬는 궁중 디저트와 굵은 소금 위에 구운 닭 요리,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는 마비 바뎀과 풍부한 와인 한 모금까지, 도시라는 삶의 겹겹이 미식의 감동이 스며들었다. 당나귀 청소부가 오가는 골목, 서늘한 바람과 아지랑이진 봄빛이 서로 어우러지는 오후의 장면은 작은 일상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한 사람과 한 끼의 여행이 점이 되고, 바람을 품은 바다는 여전했으며,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봄나물이 희망의 시작이 됐다. 음식이 곧 삶의 기억이자 풍경이 되는 길, ‘세계테마기행–맛있는 튀르키예4’의 네 번의 여정은 정남희의 시선과 함께 계절의 변주와 사람의 온기를 차곡히 담아내며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해당 방송은 5월 26일부터 29일까지 밤 8시 40분, EBS1을 통해 네 편의 특별한 미식 여행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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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희#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