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정보 무단 활용 혐의”…미국 베릴리 소송 본격화, 헬스테크 신뢰 흔들
현지시각 8일, 미국(USA)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구글(Google)’의 헬스테크 자회사 베릴리(Verily)를 상대로 한 환자 건강정보보호법(HIPAA) 위반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됐다. 베릴리 전직 임원의 제소로 시작된 이번 소송은 미국 의료 데이터 보호와 헬스테크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이언 슬론 전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지난해 말 법원에 “베릴리가 약 2만5천 명 환자의 건강정보를 연구와 마케팅, 보도자료, 학회 등에서 무단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4건의 HIPAA 사업 제휴 계약이 위반됐고, 베릴리와 협력사를 통해 환자 개인정보가 적절한 동의 없이 사용·노출된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베릴리는 2015년 구글의 혁신 프로젝트에서 분사해 환자 건강관리와 의료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해왔으며, 코로나19 대응과 정밀의료 사업 확장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슬론 전 임원은 회사가 HIPAA 위반 사실을 의료기관이나 환자에게 법정 기한 내에 통지하지 않고, 계약 갱신 과정에서 문제를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베릴리 측은 소송 기각 및 중재 절차로 사건을 넘기려 했으나, 연방법원은 이 요청을 8일부로 공식 기각하고 본격 재판 절차를 예고했다. 미국(USA) 보건당국에 따르면 HIPAA 위반 시 의료기관과 기업 모두 60일 이내에 당사자 통지를 해야 하며, 위반이 확인되면 막대한 벌금과 사업 제약 가능성까지 발생한다.
이번 소송에 미국 내 헬스테크 업계와 데이터 보호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베릴리의 사례가 의료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규정 준수에 중대한 경고음을 보낸다”고 지적하며, 업계 전반의 정보보호 체계 강화 움직임을 예상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번 재판 결과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규범 재정립에 신호탄이 될 것”(CNN)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기업 신뢰도와 시장 내 데이터 관리 규범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베릴리와 자회사 구글, 피고 기업 전반의 개인정보 활용 관행이 거듭 검증될 전망이다. 재판 일정을 포함한 향후 절차가 업계 내외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