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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실내 명소 여행법”…국립경주박물관, 비 내린 도시 속 문화 만남→여행의 깊이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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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실내 명소 여행법”…국립경주박물관, 비 내린 도시 속 문화 만남→여행의 깊이 재발견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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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장맛비가 도시의 고요를 적시면, 경주는 느릿한 숨결 속에 문화의 숨은 결을 드러낸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웅장한 자연광과 신라 금관의 빛은 우산을 놓고 걷는 여행자에게 천년왕국의 신비를 건넨다. 황룡사 역사문화관, 동궁과 월지 전시관, 그리고 솔거미술관까지—비에 젖은 골목을 스치는 발걸음마다 실내에서 피어나는 예술과 역사의 미세한 결이 도시를 다시 그려낸다.

 

경주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풍경 속에서, 실내 명소의 깊이를 더한다는 진가를 보여준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금관과 토기, 불상 등 신라의 숨결이 머무는 유물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 황룡사 9층 목탑의 장대한 위용을 되살려주는 황룡사 역사문화관 역시, 실체와 복원이 어우러진 전시로 신라 건축의 미학을 오롯이 전한다. 동궁과 월지는 짧은 동선이지만, 소장 유물과 발굴 이야기를 따라 옛 궁궐의 풍류를 상상하게 한다.

출처=국립경주박물관
출처=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 인근 솔거미술관은 현대 예술의 숨결을 더하는 곳이다. 경주엑스포공원의 이 전시공간에서는 미술 작품과 창이 비에 젖은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동궁원, 경주월드와 같은 실내 스파, 찜질방도 쾌적한 휴식을 선사한다. 끊이지 않는 관람객의 발걸음, 사계절 변함없는 인기, 그리고 문화도시로서 경주의 위상은 비가 와도 흐릿해지지 않는다.

 

여행자들은 흐린 하늘 아래에서 오히려 경주 실내 여행 코스의 매력에 빠져든다고 입을 모았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실내 명소는 경주의 천년 역사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통로”라며, “우천 시 경주 여행이야말로 진짜 깊이 있는 경험”이라고 전했다. 경주는 오늘도 빗물에 젖은 채, 실내 공간에서 새로운 역사를 쌓아가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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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경주#황룡사역사문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