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생태계 혁신 청사진”…과기정통부, 서울대 연구현장서 의견 수렴
연구개발(R&D) 생태계 혁신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대학 현장에서 본격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3일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가진 ‘R&D 생태계 혁신을 위한 연구현장 간담회’는 정부와 젊은 연구자, 학생, 기업인들이 모여 미래 연구개발 시스템 개편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업계는 이번 간담회와 9월 나올 혁신방안이 한국의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가 준비 중인 연구개발 혁신 방향이 공식적으로 소개됐으며, 8개 분과 50명 이상의 전문가와 민간 자문단이 한 달간 진행한 20회 이상의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현장 의견이 오갔다. 연구자와 학생들은 정부 R&D 투자 예측 가능성 제고, 도전·창의적 연구 촉진, 연구자 행정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 혁파, 과제 기획과 평가의 개선, 성과 확산 및 기술사업화 촉진 방안 등 다양한 제도 변화 요소를 제시했다.

특히 정부 시스템의 전문성과 연구 현장의 자율성 및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소리가 강조됐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AI미래기획 수석 등도 연구현장과 직접 소통하며 실질적 개선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획일적 R&D 관리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넘어, 사용자 중심의 기획·평가 시스템과 자율적 연구 생태계 구축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개발 성과의 사회적 확산과 기술사업화 역시 후방 가치사슬 강화 측면에서 주목된다. 대학, 출연연, 기업 등 다양한 조직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지원체계 정비도 논의됐다. 이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추진하는 혁신 에코시스템 구축과도 궤를 같이 한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연구개발 생태계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가 모인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와 첨단기술이 이끄는 국가 대전환의 시대에 맞는 혁신적 연구개발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해 대학·출연연·기업 모두가 본연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9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배 장관은 이날 연구간담회 이후 연구실 화재 발생 현장과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주요 연구시설을 찾아 연구자 안전 관리와 지속적 지원을 당부했다. 산업계는 이번 정부의 청사진이 실제 현장에 반영돼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