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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도는 도심 속 산책길”…의정부에서 만나는 역사와 휴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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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도는 도심 속 산책길”…의정부에서 만나는 역사와 휴식의 시간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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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도시 속에서 역사와 자연, 그리고 문화를 한 번에 느끼기 위해 의정부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교외의 소박한 소도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남다른 여행의 일상으로 선택되고 있다.  

 

도봉산 자락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망월사의 그윽한 숲길과 고요한 경내가 마음을 다독인다. 도심 근교에서 만나는 이 사찰의 분위기는 누구든 잠시 호흡을 가다듬기에 충분하다. 인근 미술도서관에서는 조용한 공간에서 예술 서적과 전시를 감상하는 문화 산책도 이어진다. 음악도서관에선 낡은 악보나 선율을 음미하다 보면 나만의 작은 쉼표가 만들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소도시에 위치한 역사 유적지 방문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코로나 이후 ‘로컬 여행’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의정부의 매력적인 여행 코스 역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대적으로 정비된 의정부 제일시장은 전통시장 특유의 활기와 따뜻함이 공존한다. 갓 튀긴 음식과 소박한 물건을 집어드는 손길, 이웃과 오가는 인사가 여행에 한층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노강서원과 서계 박세당 사랑채를 둘러보는 시간은 조선 시대의 학문과 사색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순간이다. 조용히 정원을 거닐며 벽면의 한시 구절을 눈에 담다 보면, 하루의 풍경이 한결 깊어진다. 한 여행자는 “특별한 걸 한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여운이 남았다”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도심에서 이런 산책 코스를 몰랐다가 최근에야 알았다”, “한적한 서원이 인상적이어서 다음엔 부모님과 같이 오고 싶다”는 이야기가 잇따랐다. 여행은 거대한 이벤트가 아니라, 조용히 내 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번 주 의정부는 구름과 햇빛이 이어지는 변화무쌍한 하늘 아래, 오전엔 사찰과 서원에서 고요함을 만끽하고, 오후엔 도서관과 시장에서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일정이 자연스럽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의정부 망월사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의정부 망월사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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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망월사#제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