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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17% 낮아져”…고환율 여파, 외인 투자 매력 저하
경제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17% 낮아져”…고환율 여파, 외인 투자 매력 저하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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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나, 달러 기준 환산 지수는 2021년 1월 최고치보다 17% 낮은 수준에 머물러 시장에서는 고환율 영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유치와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한국 증시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는 1,204.32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467.89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달러 기준으로 보면 2021년 1월 11일 작성된 고점 1,444.49를 크게 밑돌았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로, 지난 19일 달러 환산 지수는 526.49로, 2000년 3월 10일 벤처 열풍 정점(2,205.55)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사상 최고치보다 17% 낮아…고환율 영향 지속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사상 최고치보다 17% 낮아…고환율 영향 지속

이처럼 달러 환산 지수가 원화 기준에 비해 둔화된 이유는 환율 영향이 크다. 2021년 초 코스피 달러 환산 지수 정점 시기 환율은 1,100원 아래로, 최근 1,400원 내외까지 상승한 데 대한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지난해 말 환율은 일시적으로 1,470원까지 오르기도 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전년 대비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낮아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기준 지수의 회복세가 미진하다는 데 주목한다. 올해 들어서는 원화 지수보다 달러 환산 지수의 상승률이 높아졌는데, 지난해 말 극단적 고환율에서 일부 반영된 결과다. 2024년 말 대비 코스피는 약 44% 상승했으나, 달러 환산 지수는 53% 증가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원 지수는 27%, 달러 기준은 25%씩 올랐다.

 

외국인 입장에선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한국 자산의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에겐 지수 상승에도 원화 가치 급락에 따라 실질 수익률 저하, 해외 시장에 비해 낮은 기회비용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고환율 장기화는 대외 변수에 따라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미국이 약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를 요구하면서, 실제 외환시장에 이러한 수요가 현실화할 경우 단기간 내 환율 급등, 외환보유고 감소, 대외 신뢰추락 등 부정적 파급력도 거론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자본 유출입의 불균형 리스크가 이미 환율에 일부 반영되며 고환율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500억달러 투자자금이 단기에 달러시장에 유입되면 환율 급등 및 외환보유고 소진 등 대외 건전성 위험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도 “한미 통화스와프 없는 대규모 달러 조달이 단기간 이뤄질 경우,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높은 환율 급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대외 협상 추이와 환율 변동성이 코스피 달러 기준 지수의 추가 개선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 환경 변화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정책 방향은 대외 불확실성 해소와 환율 안정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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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고환율#달러환산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