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11K 역투”…와이스, 완벽 투혼→한화 단독 2위 탈환
잔뜩 구겨진 표정 속에서도 와이스는 흔들림이 없었다. 8이닝을 단 98구로 버텨내며 위험한 순간마다 빛나는 구위로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대전 구장에 모인 팬들은 매 이닝 호흡을 모으다, 경기 마지막 순간엔 역전극의 짜릿한 장면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4-2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30승 20패를 기록하며, SSG에 이어 두 번째이자 롯데를 밀어내고 단독 2위에 올라섰다.

경기는 시작부터 투수전 양상이었다. 한화는 평균자책점 1위의 팀답게 와이스를 앞세워 철통 방어를 펼쳤고, 롯데는 팀 타율 1위의 공격 진영을 앞세웠다. 와이스는 2회 유강남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8회까지 19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에이스 본능을 입증했다. 8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의 호투 끝에 시즌 7승째를 따냈다. 9회초에는 김서현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실점 위기에도 두 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시즌 15세이브를 올렸다.
타선은 5회부터 반격을 알렸다. 하주석이 1사 1,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고, 이어진 기회에서 최인호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에는 황영묵의 땅볼 공격 때 노시환이 쇄도해 추가 득점을 올렸고, 7회에도 이원석이 득점에 성공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롯데는 9회 2사 만루에서 전민재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으나, 대타 고승민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특히 이날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는 홈 최다 연속 매진 신기록이 이어졌다. 19경기 연속 관중 만석은 작아 보일 수 있는 숫자이지만, 지역 야구 열기와 팬심을 오롯이 드러내는 감각적 기록이었다. 23번째 매진 속에 한화 이글스의 역전승은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축제가 됐다.
30승 고지와 단독 2위 탈환의 순간, 선수단은 마운드와 덕아웃에서 서로를 껴안으며 승리의 여운을 나눴다. 한화는 상위권 굳히기와 함께, 24일 이어지는 롯데와의 홈 2연전에서 더 치열한 선두 다툼을 예고한다.
대전 야구장은 언제나처럼 밤이 깊어도 함성의 온기 속에 살아 있었다. 기록과 열정의 한복판, 내일을 기다리는 팬들의 숨결이 그라운드 끝자락까지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