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전통시장, 디스코로 물들다”…세대가 함께하는 야시장 열풍에 웃음꽃
“요즘은 밤이 되면 전통시장이 빛난다. 예전엔 단순히 생필품을 사러 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음악 속에 웃음이 피어나는 축제의 공간이 됐다.”
서울 강북구의 백년시장이 이번 주말,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변신한다. 밤이 내리면 어김없이 켜지는 미러볼과 네온사인, 그리고 디스코 음악. 이국적인 분위기의 오컬트 디스코 테마 아래, 오래된 시장 골목은 세대가 어우러진 나이트 마켓으로 재탄생했다. 가족, 친구, 연인 할 것 없이 다양한 이들이 시장에 모여 서로의 사진을 찍고, 즉석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뽑히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축제를 즐긴다. SNS에는 화려하게 꾸민 참가자들의 포토존 인증샷, 서로 어깨동무한 모습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행사장을 찾은 한 시민은 “시장하면 늘 장보러 오는 곳이었는데, 오늘은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다”라고 감탄을 표현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자체가 협력해 전통시장에 등불을 밝히는 야시장 축제를 지원한 결과 지난해보다 시장 야간 방문객 수가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러볼 아래 펼쳐진 디제잉 공연, 테이블 빙고게임과 댄스배틀 무대 등도 축제만의 특별한 흥을 더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수줍은 듯 무대 앞에 섰다가, 노래가 흐르면 자연스레 어깨를 들썩이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의 재해석’이라 부른다. 사회문화연구자 박수진씨는 “전통시장이라는 공간이 가진 친근함에 디스코처럼 낯선 색이 섞이면서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만들어진다. 이는 세대를 묶는 좋은 연결고리”라고 느꼈다. 실제 행사 실무자들도 “특별하게 꾸밈 없이, 일상을 즐기자는 마음에 다양한 세대가 모인다. 이곳에서의 따뜻한 경험이 시장의 매력을 다시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집 근처 시장이 이렇게 변해서 놀랐다”, “아이랑, 부모님이랑 다 같이 가도 즐길 거리가 많다” 등 현장 방문 후기를 공유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직접 준비한 오컬트 코스튬, 색색의 칵테일을 손수 만들어보는 체험, 상인들이 전하는 정겨운 인사까지 모두 각자의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서 백년시장의 축제는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리듬을 바꾸는 새로운 기호다. 디스코와 시장, 세대를 아우르는 이 특별한 밤은 작지만 소중한 일상에 변화를 더한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오늘의 밤을 함께 춤추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것인가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