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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4와 VCTE로 간암 고위험군 분류”…세브란스, 비침습 예측 모델 임상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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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4와 VCTE로 간암 고위험군 분류”…세브란스, 비침습 예측 모델 임상 입증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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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침습적 간암 위험 예측 기술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환자 관리의 새로운 전기를 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김승업, 이혜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유럽, 아시아 16개 의료기관과 함께 개발·검증한 2단계 선별 전략은 기존 방식의 임상 효율과 한계를 뛰어넘으며, 정밀의료 기반 간암 감시 시스템 구축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대사 질환 연계 지방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성과가 ‘고위험군 조기 선별 경쟁’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FIB-4'로 대표되는 혈액 기반 섬유화(섬유조직 변화) 지표와, 간경직(간 조직의 딱딱함 정도)을 재는 진동제어초음파 탄성측정법(VCTE) 도입의 조합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의 간암 진행 위험을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음을 대규모 임상에서 처음 입증했다. 2024년 6월 기준, 총 1만2950명을 평균 47개월간 추적한 결과, FIB-4가 3.25 이상이거나 VCTE상 간경직도가 20kPa 이상일 경우 연간 간암 발생률이 1%를 넘었다. 지표가 높은 경우는 간경변증 유무와 무관하게 고위험군으로 간주돼 감시 대상에, 반대로 FIB-4만 높고 간경직도가 낮은 경우는 감시에서 제외 가능성을 확인해냈다.

이 2단계 전략은 기존 ‘모두를 대상으로 한 감시’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실질적인 위험 환자에 집중하는 ‘맞춤형 선별’이라는 점에서 기존 모델 대비 임상적 이점이 크다. 예측 정확도를 판단하는 AUROC는 0.733, 양성 예측도 7.9%, 음성 예측도 99.7%, 전체 정확도 93%로 나타났다. 특히 비침습 검사임에도 고위험군 ‘놓침률’을 최대한 줄이고, 저위험군에 불필요한 재검사와 부담을 배제할 수 있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경감시킨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표준화 논의가 진행 중이나, 이번 연구처럼 대규모 다국적 코호트(동일 조건 환자 집단)와 다기관 데이터로 실효성이 직접 검증된 사례는 드물다. 미국간학회가 제안한 FIB-4, VCTE 조합의 실제 임상 적용 모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글로벌 표준 정립에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간암 조기진단 기술에 대한 규제와 환자 선별 프로토콜은 각국 의료시스템별로 상이하다. 국내는 건강검진 및 바이오마커 활용 진단 확대가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추세로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는 “정밀한 고위험군 선별로 의료 리소스 활용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검사 최소화를 위한 데이터 기반 프로토콜 표준화가 중요해졌다”는 의견이다.

 

김승업 교수는 “2단계 접근법은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간암 감시 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것”이라 했고, 이혜원 교수는 “실질적인 맞춤형 감시체계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 진단했다.

 

산업계는 정밀예측 기반의 의료기술 확산이 실제 임상 현장에 빠르게 안착할지, 관련 데이터 표준화 및 국제 임상 가이드라인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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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대사이상지방간질환#fi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