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국채 금리 5% 돌파”…글로벌 시장, 재정적자 공포 확산→세계 경제 운명은 어디로
늦은 봄, 글로벌 금융시장은 심상치 않은 파동 속에서 깊은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환한 오전, 웅장한 뉴욕 증권가를 스치는 미풍 너머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며 채권 시장의 긴장지수는 순식간에 고조됐다. 화려한 빌딩 뒤편에서 금리 곡선이 꿈틀이는 사이, 월가는 전례 없는 재정적자 우려에 무거운 침묵을 주고받았다.
지난 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전장보다 12.3bp나 급등한 5.092%에 마감했다. 10년물 역시 4.599%까지 올랐다. 지난해 가을 이후 최고치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6.92%에 다다르며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다시 짚었다. 금리의 고삐를 당긴 직접적 배경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대규모 감세 법안과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관세 정책,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재정지출이 놓여 있다.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이러한 감세 법이 통과될 경우 10년간 2조5천억 달러가 넘는 적자 확대를 경고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전격 하향 조정하며, 예리한 통찰로 재정적자 확대의 위험을 다시 짚었다.

공급 측면에서도 위기는 확연하다. 20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 표면금리가 5%로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정부의 대규모 자금조달 니즈에 시장은 매도세로 응답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만의 사정이 아니다.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는 30년물과 40년물 국채 금리가 각각 3.185%, 3.635%까지 상승했고, 독일과 영국 likewise 장기물 금리가 3~5.5% 선으로 뛰었다. 영국에선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높은 차입수요가 시장 불안을 키웠고, 독일 역시 재정정책 확대의 후폭풍과 국채 투매 사례가 맞물렸다.
글로벌 달러화 지수는 이례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2주래 저점을 찍었고, 세계적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국채 시장이 재정 건전성의 붕괴를 정책결정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는 채권시장에서의 이 경계심이 위험자산과 신용시장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해설을 내놓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소비세 감세·국채 발행 논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일본은행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지만, 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부의 이자부담 증대에 대한 우려 심리가 시장을 짓누른다. 영국, 독일 역시 추가 국채 발행이 예고되면서 투자자들은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과 그 파급력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 국채 금리라는 거대한 파도 아래 미래를 가늠하고 있다. 주요국 재정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우려, 통화정책 정상화의 난제 등 크고 작은 도전 앞에서, 글로벌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자세로 숨을 고르고 있다. 각국 채권시장의 작은 물결이 세계 금융의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나가는 새벽, 경제 주체들의 고요한 두려움만이 거리를 감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