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도전”…양희영, KPMG 여자 PGA서 뜨거운 시선→한국 선수단 역전 가능성 주목
새벽의 코스 위, 샷과 숨결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선수들의 긴장과 결의가 증폭됐다. 양희영의 눈빛에 재도전의 의지가 묻어났고, 지난해 그 환희를 반복하려는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곁에 선 최혜진과 윤이나, 그리고 26명의 한국 선수들은 새로운 역사를 향한 준비를 마쳤다.
2024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미국 텍사스 프리스코 필즈랜치 이스트에서 막을 올렸다. 총상금 1,040만 달러, 올 시즌 3번째 메이저라는 압도적 무게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부터 최근 메이저 트로피를 품었던 사이고 마오, 마야 스타르크까지, 강호들의 격전이 시작됐다.

무엇보다 팬들의 기대는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의 연속 우승을 향하고 있다. 작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손에 쥔 그는 시즌 내내 조용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올해 투어 최고 성적은 혼다 타일랜드 공동 11위지만, 지난해 역시 메이저 직전까지 이렇다 할 성적 없이 극적인 도약을 선보여 강력한 변수로 꼽히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전인지, 김세영, 박성현, 이미림, 김아림, 고진영, 유해란, 김효주, 윤이나 등 기존 강자와 신예가 어우러져 메이저 무대를 수놓는다. 특히 최혜진은 US여자오픈 공동 4위, 마이어 클래식 준우승을 기록하며 LPGA 첫 승에 성큼 다가섰고, 루키 윤이나는 올해 데뷔해 이미 메이저 14위를 차지하며 남다른 성장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코스도 선수들을 도전하게 한다. 필즈랜치 이스트는 넓은 그린과 예측 불가한 바람, 까다로운 홀 구성이 변수다. 지난해 시니어 대회에서 이븐파 기준 18언더 기록이 나왔으나, 올해는 그 이상의 전략과 집중이 요구된다.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을 포함한 출전 선수들의 담대한 공략과 흔들림 없는 퍼팅이 성패를 가늠할 전망이다.
2000년대 접어들며 한국계 우승자가 짝수 해마다 연이어 탄생했다. 박인비의 3연패 이후 박성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까지 메이저 계보가 이어졌고, 팬들은 다시 한 번 '코리안 파워'의 저력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마다 이어지는 박수와 환호는 곧 선수들에게 영감으로 스며든다.
대회 이후, 우승자와 주요 선수들의 랭킹 이동은 물론, 파리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7월 에비앙 챔피언십과 8월 AIG 여자오픈으로 이어질 세계 여자골프 메이저 무대. 한국 선수들이 보여줄 ‘역전 드라마’의 다음 장이 조용히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