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총 첫 3,000조 돌파”…외국인+반도체 강세에 사상 최고치 기록
코스피가 15일 장중 3,650선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011조9,081억 원을 기록, 단일 시장으로는 처음 3,0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전 최고치였던 2,974조6,460억 원(지난 10일 마감)을 단숨에 뛰어넘었으며, 국내 증시 전체(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가총액이 3,020조7,694억 원을 기록한 지 약 석 달 만에 코스피 단독 신기록이 나왔다.
이번 상승세는 9월 이후 외국인 주도 매수세와 반도체 업황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9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7.49% 올랐고, 10월 들어서도 추가 6.79% 상승폭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4,370억 원을, 10월 들어서는 4조9,3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15일에도 1,629억 원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3.71% 올라 시가총액 562조3,656억 원, SK하이닉스는 2.67% 오른 307조5,810억 원을 각각 기록하며 양사 합계가 870조 원에 달해 코스피 시총의 30% 비중을 차지했다.
미중 무역갈등 이슈 등 단기 조정 요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발 차익실현 매물을 흡수한 투자 심리가 이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양적 긴축(QT)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글로벌 유동성 회복 기대감이 자산시장 전반에 확산된 점도 랠리에 힘을 보탰다.
정부의 3차 부동산 대책 등 생산적 금융정책 발표로 기존 소외됐던 금융·증권주 역시 이날 강세군에 합류했다. 증권가에서는 주도주의 가격 부담에 따른 일시적 조정 국면에서 역설적으로 매수 심리가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정해창 연구원은 “조정 이후 매수세 복귀가 두드러졌다”고 했고,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대외 악재에 의한 저점 통과 후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시장 반전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중 삼성생명(-2.9%)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하며, 전체적으로 상승 종목(759개)이 하락 종목(127개)을 크게 앞질렀다.
시장에선 미 연준의 정책 방향, 글로벌 변수, 정부 추가 대책 발표 등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경계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향후 정책 및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자금 유입 흐름과 증시가 추가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