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때리는 그녀들” 이현이·안혜경 자존심 불붙다→4강 진출 운명은 누구의 품으로
누군가를 위한 뜨거운 응원과 구장을 가득 채우는 날선 긴장감이 한여름밤을 물들였다.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이현이가 이끄는 FC구척장신과 안혜경이 주장으로 선 FC불나비가 다시 한번 운명을 건 맞대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숨마저 멈추게 했다. 뜨겁게 달군 그라운드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사투와 함께, 팀의 자존심을 건 감정의 흐름이 물결쳤다.
이번 경기에서 이영표가 지도하는 FC구척장신은 ‘강보람 지우개’ 전략으로 전력의 키를 쥐었다. “강보람만 막으면 실점을 피할 수 있다”는 확신 아래 차서린과 이혜정이 수비의 중심을 잡으며 상대의 공격을 집요하게 끊었다. 김진경을 비롯한 공격 자원들의 맹렬한 압박, 그리고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질식 수비’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차서린은 상대 공격수를 따라붙는 완벽한 맨마킹으로 FC불나비의 숨통을 죄었다.

경기장 밖에는 또 하나의 감동이 준비돼 있었다. 오랜 부상 끝에 모습을 드러낸 원년 멤버 송해나는 “누군가 빠지면 내가 바로 들어간다”며 팀원들에게 농담을 던져 긴장감을 녹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송해나의 익숙한 미소와 친근한 에너지는 무겁게 내려앉은 대기실을 단박에 환하게 밝혔고, 경험에서 비롯된 유연함은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기실의 웃음과 결의가 자연스레 그라운드 위 집중력으로 연결됐다.
763일 만에 마주친 두 팀이 만들어낸 자존심의 리턴매치는 마지막 4강 티켓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 됐다. 주장 이현이와 안혜경이 구장의 중심에서 펼치는 각자의 결의와 팀의 사연이 교차하며,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는 이른 여름밤 또 다른 전설로 아로새겨졌다. 최후의 승자를 결정짓는 이 극적인 승부는 16일 밤 9시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그 모든 감동을 남긴 채 베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