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서훈 취소 3년 만에 명예 회복”…양금덕 할머니,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
정치

“서훈 취소 3년 만에 명예 회복”…양금덕 할머니,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

박진우 기자
입력

징용 피해자 지원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에게 3년 만에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 취소됐던 서훈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복원되며, 한국 사회의 ‘역사 바로세우기’ 논란이 재점화됐다.

 

양금덕 할머니(94)는 2일 오전 광주 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달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안창호 위원장을 대신해 광주사무소장을 보내 양 할머니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광주사무소장은 “오랜 기간 일제로부터 사과받지 못하고 고생 많으셨다”며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취소했던 모란장을 이재명 정부가 나서면서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금덕 할머니는 “이재명 대통령 덕분에 모란장을 받게 됐다”며 “고맙게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양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별도 수여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현장에는 광주시청과 시민 등 30여 명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다만, 양 할머니를 그동안 지원해온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측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양금덕 할머니는 1944년 5월, ‘돈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교사의 말에 속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 회복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활동해 왔다.

 

2022년, 양 할머니는 대한민국인권상(국민훈장 모란장)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외교부 반대로 서훈이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다만, 지난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양 할머니에게 국민훈장 행정안이 의결되며, 3년 만에 훈장을 받게 됐다.

 

정치권은 양금덕 할머니의 훈장 수여를 놓고 역사 인식과 관련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피해자 인권 회복과 사회통합 차원”이라 강조한 반면, 일부 보수 진영은 외교적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여론은 “늦었지만 명예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훈장 수여를 계기로,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및 일본과의 외교 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피해자 단체 협의, 보상 확대 방안 등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 논의가 예고된다.

박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양금덕#이재명#국민훈장모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