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실적 경신”…셀트리온·삼성바이오, 바이오산업 판도 흔든다
2024년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역대 최대 실적을 쏟아내며 산업 판도를 흔들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고마진 바이오의약품과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였고, 유한양행·대웅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도 신약 기술수출과 특화제품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수익구조 고도화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적 급등의 중심에는 먼저 셀트리온이 있다. 이 회사는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9615억원, 영업이익 2425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 및 유플라이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각 22%, 24%에 도달하며 매출 내 고수익 제품 비중을 53%까지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률도 25%대로 한층 개선돼 수익성 중심의 성장 전략 성과가 확인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 상반기 2조5882억원의 매출, 962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23%, 46.7%씩 전년 동기 대비 뛰었다. 자체 1~3공장 운영 효율 강화와 4공장 가동 본격화, 바이오시밀러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상반기 매출 2조139억원, 영업이익 9071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통 제약사들의 성장도 뚜렷하다. 유한양행은 폐암치료제 렉라자 기술수출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90.1% 오른 456억원, 매출은 8.1% 증가한 556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술이전 라이선스 수익은 255억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대비 4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상반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주도했다. GC녹십자 역시 2분기 매출 5003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5000억원 돌파, 영업이익 274억원(전년 대비 55.1% 증가)을 달성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사는 영업이익과 처방 실적 모두 개선했다. 한미사이언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46억원, 한미약품은 원외 처방실적 상반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종근당은 연구개발비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이 21.9% 줄었으나, 매출은 11.6% 늘어난 4296억원을 나타냈다. 동아에스티는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였다. HK이노엔은 H&B 사업 일시 부진에도 불구,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5000억원을 넘겼다.
국내 바이오헬스 업계의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 기술 수출 및 고수익 구조 전환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등 고마진 바이오시밀러가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는 한편, 신약 R&D와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기반의 수익모델이 다각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을 선점하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대형 기업 전략과 의료수요 맞춤 신제품 집중 개발 역시 선순환 구조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외 규제 및 보험 환경 변화, 엄격한 데이터 인증 요구 역시 변수로 꼽힌다. 식약처 등 국내외 규제기관 기준 강화와 미국·유럽의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충족을 통한 수출 허들도 여전해, 전체 산업의 고도화 노력이 필수적인 국면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상반기 실적 호조가 일회성에 머무르지 않고, R&D 및 글로벌 전략과 연계될 수 있을지가 향후 산업 구조 재편의 관건”이라고 짚는다.
산업계는 이번 상반기 실적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실제 미래 성장과 위상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