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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잠수함 건조·전작권 전환 집중 논의”…안규백·피트 헤그세스 한미동맹 강화 결의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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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 현안의 돌파구를 둘러싸고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4일 서울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열리며, 한반도 안보 구도와 동맹의 전략적 방향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한국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등 다양한 동맹 현안을 두고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SCM은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한미군사위원회(MCM) 등에서 논의된 군사정책의 최종 확정 단계로, 양국 국방 정책의 최전선을 결정짓는 자리로 평가받아 왔다.

주요 쟁점으로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요청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가 부각됐다. 안규백 장관은 한국군의 핵잠수함 도입이 “미군의 안보 부담 경감을 의미한다”며, 핵잠수함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에 대한 미 국방부의 공식 동의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건조 장소로 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를 지목한 점도 부각됐다. 우리 정부는 국내 생산과 미국산 농축 우라늄 공급이라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 조선소에서의 건조가 확정된다면 설계 및 시설 투자, 소요 시간·비용 등 실무적 재조정이 불가피해 진다. 필리조선소에 잠수함 건조 시설이 없다는 점은 한국 내 경험 많은 조선소 활용 논리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전작권 전환 문제 역시 임기 내 현실화를 목표로 이재명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현재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단계로 진행되며, 올해 FOC 평가를 마쳤다. 한미는 이번 협의에서 FMC 검증을 위한 선결조건과 FOC 검증 마무리 목표 시점 설정 등 실질적 일정 조율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국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국은 늦어도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미국 측도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2006년 한미 공동성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입장이 정리될 예정이다. 공동성명에는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 입장을 존중한다”는 문구가 명기됐다.

 

정치권에선 핵잠수함 건조와 전작권 전환, 국방비 증액 등 굵직한 의제들을 놓고 한미 양국이 신속하고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 필라델피아 조선소 활용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견이 노출된다면 여야 및 전문가, 시민사회 반응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한미 양국은 이번 SCM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 이행 로드맵과 실무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방부는 핵심 동맹 현안에 대한 국민 눈높이 설명과 더불어, 동맹 협력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추가 논의를 검토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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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피트헤그세스#s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