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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에서 한미 연합 경계태세 확인”…안규백·헤그세스 국방장관, 8년 만에 공동 방문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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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한미 국방 수장이 8년 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2025년 11월 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군사분계선(MDL) 25m 앞까지 접근하며 한미 연합의 경계태세를 직접 점검했다. 한미 국방 라인이 JSA를 동시에 찾은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SCM 참석차 방한한 헤그세스 장관의 첫 공식 일정이기도 했다.

 

안규백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32분 주한미군 블랙호크(UH-60) 헬기로 판문점 남측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오울렛 초소(OP)에서 JSA경비대대 한미 대대장으로부터 작전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판문점 내 회담장을 방문하는 등 약 1시간가량 지역 일대를 함께 둘러봤다. 오울렛 초소는 MDL 인접 최북단 전초기지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현장에선 긴장감과 상징성이 동시에 부각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현장 취재진의 질의에 별도 응답 없이 이동했으나, 안규백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한미 공동 수색작전 보고에 상당히 감명받았다"며 "공고한 연합방위태세에 직접 만족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 "헤그세스 장관은 JSA 방문 전 분단선을 일직선으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계곡과 숲이 있는 복잡한 환경임을 현장에서 느꼈다"며 "남북 마을이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고 했던 소감도 함께 전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장관의 JSA 동반 방문에 대해 안규백 장관은 "판문점은 한반도 분단의 최전선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난 소통의 현장"이라며 "양국 장관의 행보만으로도 연합의 상징성이 크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JSA 동행에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 겸임),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등 주요 인사도 자리했다. 한미 국방장관의 공동 JSA 방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방문은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릴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둔 사전 일정으로, 핵추진 잠수함 문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국방비 증액 등 주요 동맹 이슈 논의에 앞서 상징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가다. 헤그세스 장관은 SCM 회의 이후 평택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정치권과 안보 전문가들은 한미 국방 수뇌부의 JSA 행보가 최근 북핵 위기,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공조 의지 재확인 차원임을 강조한다. 국방부는 "SCM에서 한미 연합방위, 동맹 발전과 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4일 회의에서 도출될 정책적 합의와 추가 협력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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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헤그세스#s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