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화웨이 AI 칩 생산 20만개 제동”…제프리 케슬러, 中 기술추격 경계→글로벌 반도체 지형 긴장 고조
미국의 의회 복도에 차오르는 여름 아침, 제프리 케슬러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 차관의 목소리는 유리문을 관통해 세계 IT 산업의 심장부까지 파문을 던졌다. 수출통제와 기술봉쇄가 미풍과 맞바람을 거듭하는 미·중 경쟁의 심연 속에서, 그는 올해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 칩 ‘어센드’ 생산능력이 20만개를 넘지 못할 것이라 선을 그었다. 희미하게 흐려져가는 경계선 너머,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숨결을 의식하며 반도체 공급망과 AI 기술 패권을 쥐락펴락한다.
제프리 케슬러 차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소위에서 “화웨이 어센드 칩의 올해 생산량은 20만개 이하로 예상된다”며, “생산된 칩 대다수, 혹은 전체가 중국 기업 내부로만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긴장감 흐르는 이 예측 한 줄로, 중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와 빠른 기술 추격에 대한 경계심 역시 깊어졌다. 그러나 아직 중국의 생산확대가 글로벌 AI 산업 지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AI 가속기 시장은 150만개에 이르지만, 단일 화웨이의 성적표는 이 거대한 내부 수요조차 넉넉히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는 50만개 수준의 칩이 집적돼 있지만, 세계적 AI 패권의 그림자는 아직 화웨이의 머리 위에서 유영한다. 미국의 수출통제는 더욱 촘촘히 강화되고 있고, 제프리 케슬러 차관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도입 카드까지 꺼내며 “미국 기술의 해외 우회 대체인 ‘백필링’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것”이라 밝혔다. FDPR 적용이 현실화된다면, 미국 기술이 들어간 어느 나라 제품도 수출통제 범위에 걸리는 셈이다.
케슬러 차관은 또한 수출통제 집행을 위한 예산 확대, 전문요원 200명 추가 채용, 해외 수출통제 담당관 역시 대폭 증원할 계획을 언급했다. 동시에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의 불법 유출이 실제 중국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쓴 현실을 인정했다. 점차 어두워지는 규제의 구름은 세계 IT 공급망 전체를 전율시키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실적 가이던스에서 중국 시장은 제외할 방침”이라며, 미국 내 수출통제 완화에 대한 기대 대신 중국시장 배제 기조를 강하게 밝혔다. 만약 규제 해제가 성사된다면, 이는 추가 투자이익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칩 유출 논란 속, 엔비디아 역시 시장의 향방에서 한 치 양보 없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파도를 높이며, 두 나라의 AI와 반도체 산업 내 구조조정과 투자 재편, 인수합병 변수가 심해를 가른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추가 수출통제 움직임과 중국 기술 기업의 도약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번져가는 규제의 파장과 함께 반도체와 AI 세계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 역시 미중 간 과학기술 주도권 다툼과 신산업 지형 변화 앞에서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