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결승골 작렬”…전북 현대, 울산에 3-1→13경기 무패 신화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3만여 관중의 응원은 경기 내내 전북 현대의 뒷심을 북돋았다. 선제골을 빼앗긴 순간 벤치와 그라운드 위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맴돌았지만, 포기 없는 집념이 후반전 분위기를 바꿨다. 현대가 더비 특유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짙게 어우러진 밤, 전북 선수단은 경기 막판 강한 자신감을 그라운드에 새겼다.

전북 현대는 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17라운드 현대가 더비에서 울산 HD에 3-1 역전승을 거두며 13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35점(9승 8무)로 리그 선두 자리를 한층 더 견고히 했다. 반면 울산 HD는 6경기 무패의 흐름이 끊기며 승점 29점으로 3위로 주저앉았다.

초반 분위기는 울산이 잡았다. 전반 10분, 전북의 수비 뒷공간을 노린 엄원상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청용이 침착하게 오른발 마무리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당황한 전북은 강하게 라인을 올려 만회 기회를 노렸고, 전반 25분 송민규가 골키퍼 조현우에 막힌 볼을 재차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울산은 흐름을 다시 빼앗으려 했으나, 전반 막판부터 점차 전북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후반전에는 교체 카드가 빛났다. 전북은 이승우와 이영재를 투입해 전방 라인을 강화했고, 울산 역시 세트피스와 역습으로 골을 노렸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승부처는 후반 41분에 찾아왔다. 전북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빈의 머리로 이어진 볼을 이승우가 공중에서 감각적으로 바이시클킥으로 처리, 골키퍼 조현우에 막힌 후 박진섭이 따라들어가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추가 시간,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티아고가 쐐기골을 더해 전북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3만1830명의 관중이 운집해, 전북의 13경기 연속 무패의 순간을 함께했다. 경기 후 박진섭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힘이 역전을 만들었다. 이제부터 더 단단한 팀이 돼 무패를 이어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선두 경쟁의 무게와 더불어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를 향한 격려, 그리고 경기장 곳곳을 물들인 초여름 저녁의 열기가 오래 남았다. 전북 현대는 주말 수원FC 원정에 나서며, K리그1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팬들은 초록 잔디 위에 펼쳐진 집념의 이야기와 함께, 또다시 돌아올 '더비의 밤'을 기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