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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목소리에 깨어난 석유의 역설”…월드 1945, 전쟁의 이면을 파헤치다→긴장 속 진실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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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목소리에 깨어난 석유의 역설”…월드 1945, 전쟁의 이면을 파헤치다→긴장 속 진실 경계선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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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울림과도 같은 김서형의 목소리가 다큐멘터리 ‘월드 1945’의 첫 장면을 물들인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역사의 뒤안길, 한 번도 낯설지 않은 욕망과 에너지의 문제에 ‘월드 1945’는 깊은 시선을 던진다. 루마니아의 적요한 유전에서 브루나이의 끝없는 펌프까지, 변화와 파괴의 불꽃은 고요하게 타오른다. 김서형은 내레이터로서 ‘왜 석유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세상에 던진다.

 

제2차 세계대전 중심에서 독일의 히틀러는 속도전에 목숨을 걸었지만, 결국 연료의 그늘 아래 숨통이 막히고 만다. 석유는 전장의 피와도 같았고, 독일의 숨결은 루마니아의 유전에서 길어 올려졌다. 세계 최초 상업 원유 생산국의 이름 앞에는 수백길이 넘는 시추공이 병풍처럼 서 있고, 독일의 기계는 그 속에서 맹렬히 포효했다. 그러나 이 치열했던 질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김서형이 묻는다, ‘검은 피’의 전쟁”…‘월드 1945’서 석유 패권의 민낯→시선 집중 / KBS 1TV
“김서형이 묻는다, ‘검은 피’의 전쟁”…‘월드 1945’서 석유 패권의 민낯→시선 집중 / KBS 1TV

동시에 아시아의 일본 역시 석유를 거머쥐기 위해 다른 전선을 내달렸다. 진주만 기습에 이어 브루나이를 점령하고, 끊이지 않는 펌프 소리 사이로 일본의 전운은 점점 가까워졌다. 아래에는 지구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검은 피, 위로는 전쟁으로 뒤엉킨 강대국들의 이득과 패권이 교차했다. 당시 영국과 네덜란드는 정제 시설을 파괴하며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브루나이 유전의 펌프는 오늘날까지 잠시도 멈추지 않고 돌고 있다.

 

‘월드 1945’는 석유가 전선의 향방과 각국의 흥망성쇠를 쥐락펴락했던 그 시절을 조명한다. 영광을 밝혀준 검은 피가 동시에 사슬이 돼 독일과 일본을 몰락시킨 주역이었음을 시사한다. 김서형의 내레이션은 과묵하면서도 뚜렷하게, 검은 피가 미래와 과거를 나누는 갈림길에 서 있음을 상기시킨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거대한 에너지,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던진 질문과 답. ‘월드 1945’ 1부는 이날 밤 9시 30분 KBS 1TV에서 베일을 벗는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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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월드1945#석유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