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트라이폴드폰 아시아서만 첫 공개”…삼성, 신시장 테스트에 속도 늦춘다

신민재 기자
입력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시장 실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 트라이폴드’는 초기 출시를 한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소수 아시아 국가에 한정하면서, 폼팩터 혁신과 시장 리스크 관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묶었다. 북미와 유럽 등 기존 글로벌 주도 시장이 초반 판매 지역에서 제외된 점이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계획을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 확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트라이폴드폰의 초기 판매 국가는 업계 정보유출자 에반 블라스 등 IT 팁스터를 통해 6월 말 구체화됐다. 적용 국가는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대만에 아랍에미리트(UAE)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앞서 일부 외신이 언급했던 북미·유럽 시장 출시 가능성은 사실상 차단됐다. 삼성은 과거 ‘갤럭시 Z 폴드 6 스페셜 에디션’을 제한적으로 내놓은 바 있는데, 트라이폴드 역시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 실사용 리스크를 의식해 한정 생산·판매 전략을 택한 것으로 읽힌다.

트라이폴드폰은 기존 폴더블 기기의 한계로 지적됐던 화면 크기와 멀티태스킹 경험을 한층 확대했다. 2곳이 접히는 구조 덕에 1번 접는 기존 폴드 시리즈보다 펼쳤을 때 태블릿에 가까운 대화면을 제공, 콘텐츠 소비와 업무 활용성 등에서 차별화된다. 그러나 힌지(경첩) 내구도, 전체 두께 관리, 접힘부 주름 최소화 등 복잡도가 폭증한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업계에선 “1세대 트라이폴드폰의 구조적 완성도나 실용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시장성 측면에선 생산량 자체도 극히 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약 5만~10만대 선으로 초도 생산이 제한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최고 3000달러(약 429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초고가 설정도 수요층을 크게 좁힐 변수다. 이미 트라이폴드 구조를 상용화한 건 중국 화웨이가 유일한데, 해당 제품 역시 중국 내수 중심에 머물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되지 않아 글로벌 직접 경쟁은 부재하다. 다만, 화웨이의 사례처럼 신규 폼팩터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삼성을 더욱 조심스러운 행보로 이끌고 있다.

 

윤리·보안·규제 환경에서는 폴더블 제품 전반에 대한 별도의 국제 인증이나 규제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실제 출시 초기 불완전했던 폴더블폰 론칭 경험을 가진 삼성 입장에서는, 시장 반응과 기술 안정성이 검증되기 전까지 확장에 속도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 분명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제품 완성도와 시장 검증 없이 대규모 확장을 감행할 경우, 브랜드 신뢰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보수적이고 단계적인 진입이 오히려 장기적 성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갤럭시 트라이폴드는 2019년 폴더블 라인업 등장 이후 최대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며, 2024년 말 혹은 다음달 중 일부 아시아권에서 실물 공개 및 출시될 예정이다. APEC 등 대규모 국제회의 전시를 통해 초기 반응을 점검하면서, ‘안전지대’ 내수 시장을 넘어 중장기적 주류 진입 속도를 가늠할 전망이다. 산업계는 새로운 폼팩터 시장이 실제 수요 창출 단계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민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성전자#갤럭시트라이폴드#트라이폴드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