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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만 낮추지 않는다”…SGLT2 억제제, 당뇨 합병증 억제열쇠로 부상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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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교수, 멜라니 데이비스 영국 레스터대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10년간 발표된 임상시험과 연구를 종합한 SGLT2 억제제의 종설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3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신부전 등 당뇨 합병증 발생을 낮추고,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학계에 강하게 부각했다. 업계는 이 논문을 SGLT2 억제제 활용 경쟁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차단해 소변으로 배출, 혈당을 떨어뜨리는 원리의 2형 당뇨병 치료제다. 최근 여러 대규모 임상에서 심부전 환자의 입원율, 심혈관계 사망률을 낮추고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 신장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확인돼, 기존 혈당 조절제 이상의 치료제로 부상했다. 특히 기존 당뇨 치료제와는 달리 심장, 신장 보호 효과가 두루 입증된 점이 국내외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SGLT2 억제제의 다양한 약리 기전을 분석했다. 염분과 포도당이 신장에서 동시에 배출됨에 따라 혈압 저하, 사구체 내압 감소, 혈장량 감축 등이 이뤄지며, 당의 배출 또한 혈액 내 요산 농도를 낮추고 세포 에너지 균형을 조정한다고 평가했다. 이 복합 기전 덕분에 심혈관계, 신장계, 대사항목 전반에서 폭넓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혈당 관리에만 머무르던 기존 치료 방식의 한계를 넘어섰다. 임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효과가 지난 10년 임상 데이터로 집대성돼, 이제는 다양한 당뇨 합병증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핵심 치료제임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유럽 등에서도 기존 표준 치료 교과서가 수정되는 등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의 의미 역시 크다. 일부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가 지방간 위험 감소, 인슐린 저항성 개선, 항염증 등 부가 효과까지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다만 SGLT2 억제제의 뇌혈관질환 예방, 통풍 완화, 인지기능 보존 등 특정 효능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아직 부족해, 학계는 추가 검증이 이뤄질 때 실사용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약 시 부작용·적응증 관리 역시 관건이다. 국내외 규제당국은 새로운 대사 치료제의 안전성 평가를 강화하고 있고, 신장기능 저하 환자나 고령 환자 등 고위험군 안전관리 지침도 지속 개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SGLT2 억제제가 심혈관·신장·지방간 등 대사질환 전체의 관리 전략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SGLT2 억제제의 표준적 위치가 명확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산업계는 이번 임상 근거가 실제 임상현장 및 보험 적용 확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규제의 균형 속에서 신약 개발과 맞춤형 치료의 새 전기가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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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t2억제제#임수#네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