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이메일 압수수색”…해병특검, 구명로비 의혹 정조준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해병대 채상병 사건과 관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그리고 순직해병 특검이 다시 맞붙었다. 임 전 사단장의 이메일 압수수색 통보가 이뤄지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순직해병 특검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사무실에서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이메일 내역 등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수사관으로부터 네이버 이메일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위한 소환·참관 통보를 받았다"며 "네이버뿐 아니라 다음 등 계정을 갖고 있는 이메일은 모두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피의자가 아니어서 압수 필요성 등은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임 전 사단장은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으나, 과도한 인권 침해가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구명로비 실체 규명에 초점을 맞춰 임 전 사단장 이메일 내역을 확인할 방침이다.
구명로비 의혹은 2023년 7월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이후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건희 여사가 임 전 사단장의 처벌을 저지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채상병 부대장이던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피의자로 지목됐으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결재 번복과 재조사로 피의자에서 제외된 바 있다.
사건 이후, 김 여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며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건희 여사를 중심에 둔 구명로비 실체 의혹이 재점화됐다.
순직해병 특검팀도 최근 관련자 자택 및 단체 대화방에 대한 압수수색을 잇달아 집행했다. 10일에는 이종호 전 대표의 자택, 12일에는 구명로비 언급이 담긴 '멋쟁해병' 대화방 멤버 송호종 씨의 자택이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아울러 임 전 사단장이 사표 제출을 만류당했다는 송 씨의 육성 녹음파일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은 이에 대해, "2008년 대통령실 파견 당시 해병대 출신 인연으로 송호종 씨를 알게 됐으며, 올해 초 점심 식사를 한 적은 있으나 주로 군 생활 추억을 나눈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정치권과 여론은 특검팀의 강도 높은 수사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메일 내역 분석과 연관 관계자 추가 조사 등으로 구명로비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