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구의회 집단 규탄…예산삭감 논란→서구민 민심 격랑으로 번져”
구름 덮인 대전시의회 정문 앞에서 국민의힘 대전 서구의원 9명이 절박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23일, 그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예산이 무너진 현실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구민을 위한다던 사업들이 흔적 없이 사라진 배경에 더불어민주당 서구의원을 지목했다. 정제된 수사 속에 담긴 목소리는 비판을 넘어, 오늘 하루 대전 시민사회의 흐름을 흔들었다.
이들은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9개 사업 예산이 한꺼번에 삭감된 일을 정치적 ‘폭거’로 규정했다. 삭감의 대상에는 유등천 파크골프 조성비, 장기 요양기관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비, 남선공원 체육관 운영비 등 실생활 밀착형 예산 9억5천만 원이 담겼으며, 이 모든 사업이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의 제안이었다며 의도된 정치적 배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삶을 정치 제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원색적 비판도 기자회견장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서구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예산 삭감 사유 공개를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손도선 서구의원은 “명분과 실리에 따라 결정된 일이었으며, 주민 필요 사업 위주로 조정했다”고 응수했다. 단순한 이념과 계파의 대립을 넘어, 실리를 따지는 차가운 현실 정치의 일면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제290회 제1차 정례회에서 이루어진 이번 예산 삭감은 한쪽에서 정치적 타협의 실패로, 또 다른 쪽에서는 실리와 명분 중진을 위한 절차라고 읽힌다. 민심은 흔들리고, 지역사회의 파장은 이미 대전 서구 곳곳에 잔잔한 파문을 남겼다. 서구의회는 이번 예산 논란의 여진이 어떻게 이어질지,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인 논의와 재조정의 움직임이 있을지 지역사회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