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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부상, 발목 조심”…정형외과 권고에 대회 안전 이슈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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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부상, 발목 조심”…정형외과 권고에 대회 안전 이슈 부각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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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이 대중 운동으로 정착하면서 국내 달리기 인구만 100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마라톤 대회 등록 경쟁까지 치열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발목·발 부상 등 질환 발생률이 동반 상승, 건강증진 목적의 달리기가 오히려 신체 손상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료계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닝 인구 급증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부상 리스크와 조기 진단·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업계는 이번 경고를 ‘국민 생활체육 안전관리의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이영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러닝으로 인한 대표적 부상 중 급성질환인 발목 인대손상, 골절, 아킬레스건 파열과 더불어 만성질환인 족저근막염, 아킬레스 건염 등을 핵심 위험군으로 꼽는다. 특히 발목 인대손상은 달리기 도중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바깥 인대에 염좌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체 러닝 부상 사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미한 염좌라고 방치하면 환자의 약 20~30%에서 만성 발목 불안정증 및 발목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일상적 통증이나 붓기가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 공통 견해다.

러닝 중 “뚝” 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갑작스런 발목 뒤쪽 통증이 있었다면 종아리 근육(비복근) 또는 아킬레스 힘줄 파열을 즉각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급성 외상은 통증, 부종, 심한 경우 내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는 아이스팩과 다리 올리기 등 응급조치가 요구된다. 하지만 증상이 2~3일 이상 개선되지 않는다면 재활 치료나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 한편 기존 운동과정과 달리 ‘족저근막염’ 등 만성질환은 적절한 스트레칭 부재, 맞지 않는 러닝화 사용 등 습관적 요인에서 비롯되므로, 장비 선택 및 운동 전후 유연성 강화가 중요 포인트다.

 

특히 이번 권고에서는 맞춤형 안전 장비(인솔, 러닝화 등)의 착용과 사전·사후 스트레칭을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근육, 힘줄, 연부조직의 긴장도를 운동 전후 균형 있게 유지할 경우 전체 부상 위험도를 30%가량 낮출 수 있다. 더불어 발과 발목 형태에 따른 러닝화 선택과 스트레칭 루틴이 필요하며, 해당 가이드라인은 최근 국제 정형외과 학회에서도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내용이다.

 

해외 정밀의료 분야에서는 AI가 러닝 시 각 관절의 움직임과 부하를 분석, 맞춤 부상 예방 방안을 제공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생활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 서비스 도입이 아직 초기 단계다. 미국, 영국 등 글로벌 스포츠의학계는 이미 부상 예방 알고리즘 도입 및 디지털 트래킹 플랫폼 실증 연구가 활발하다.

 

국내에선 뉴시스 바다마라톤 등 대형 대회마다 참가자 안전관리 프로토콜 강화를 도입하고, 건강상태 점검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코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부상 예방 교육, 인증 제조사 러닝화 제공 등 제도적 차원의 ‘러닝 인구 안전 주치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영 교수는 “러닝은 접근성이 높지만 잘못하면 만성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신의 발목·발 상태에 맞는 안전장비 착용과 꾸준한 스트레칭 습관만이 부상 위험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러닝 열풍과 함께 생활체육의료 융합 서비스가 향후 실용화되는지, 시장 수요와 산업 구조 혁신의 연결고리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예방, 보건관리의 연계가 국민 건강 증진의 새 기준이 될 전망이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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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이영#발목인대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