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온디바이스로 프라이버시 강화”…카카오, 에이전틱 AI 본격 상용화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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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온디바이스 기반의 ‘에이전틱 AI(Agentic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며 IT·바이오 산업 내 인공지능 신뢰성 경쟁에 새로운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카카오가 개발한 에이전틱 AI는 사용자 맥락 이해와 자율적 의사결정, 행동 실행을 결합한 능동적 인공지능이다.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AI 처리와 학습 기능을 개별 기기 내에서 독립적으로 구현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방식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을 ‘신뢰와 혁신의 교차점’으로 해석하며, AI 활용 경쟁이 기술 신뢰도까지 확장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는 서울 코엑스 ‘SK AI 서밋’에서 “AI가 사람이 덜 고민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능동적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에이전틱 AI의 프로액티브(선제적), 플래닝(계획), 액션(실행) 역량을 강조했다. 기존 대화형 AI를 넘어, 사용자의 요청 의도와 상황을 미리 파악해 계획을 수립하고 복합 작업을 자동 완결하는 AI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기술적으로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카나나 1.3B’ 등 중소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스마트폰 등 개별 기기에 직접 탑재해 사용자의 모든 대화 맥락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한다. 이로써 정보 유출 리스크와 서버 전송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프라이버시 보호와 실시간 응답성을 높였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AI가 작동함으로써 데이터 보안성과 기기 안정성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카카오의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사용 서비스의 복잡도에 따라 적합한 AI 모델을 조합·배치해, 여행, 금융, 쇼핑 등 다양한 일상 도메인에 즉시 적용할 수 있다.

 

경쟁력이 중요한 글로벌 AI 시장에서, 카카오는 에이전트 전용 LLM ‘카나나 30B’ 성능이 글로벌 빅테크의 200B급 모델에 견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효용성 점검을 위해 여행, 금융, 날씨 등 17개 도메인의 자체 벤치마크를 개발하고, 실생활 과제 해결 성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등 국내외 AI 경쟁 구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온디바이스 AI의 강점은 개인정보 활용 논란과 데이터 주권에 대한 각국 규제 이슈와 직결된다. 현행 데이터 이용 규제, 개인정보보호법, EU AI Act 등 글로벌 기준에서 ‘대화 데이터의 서버 미전송’ 방식은 기술 상용화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AI 서비스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전망이다.

 

플랫폼 확대를 위해 카카오는 개방형 에이전틱 AI 개발 플랫폼 ‘플레이 MCP’를 선보였다. 툴 조합을 레고 블록처럼 손쉽게 하고, 등록된 툴이 스스로 에이전트로 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틱 AI 빌더’까지 연계해, 생태계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온디바이스·프라이버시 중심 AI 전략이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기술적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카카오의 에이전틱 AI 오픈이 실제 시장에서의 신뢰와 일상 속 실효성 확보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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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이전틱ai#온디바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