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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은 명백한 전쟁 도발”…김정은, 이재명 화해 제스처에 핵무력 강화로 맞불
정치

“한미연합훈련은 명백한 전쟁 도발”…김정은, 이재명 화해 제스처에 핵무력 강화로 맞불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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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 모색을 둘러싼 충돌이 다시 한 번 가시화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화해 손짓에 대해 “핵무력 강화”를 앞세워 정면으로 맞섰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18일 북한은 강경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으며 남측의 외교적 제안을 차단하는 모양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평안남도 남포조선소에서 5천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시찰하며, “한미연합훈련은 가장 적대적이며 대결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조성된 정세는 우리로 해금 현존 군사 리론과 실천에서의 획기적이고도 급속한 변화와 핵무장화의 급진적인 확대를 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측이 ‘긴장 완화’와 ‘흡수통일 불추구’를 강조했음에도, 김 위원장은 오히려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한 셈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 북한 체제를 존중하겠다”며 북한을 상대로 유연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이 같은 손짓에 대해 직접 ‘철벽’ 반응을 보이면서, 북한의 기존 적대적 대남 기조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북한군부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내온 ‘북침 연습’ 프레임을, 이번엔 최고지도자가 정면에서 제기한 셈이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연합훈련 시작일에 맞춰 김 위원장이 최현호함을 시찰한 것은 ‘한미연합연습 중지가 대화 재개의 최대 조건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서 야외기동훈련 일정의 절반을 다음 달로 연기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북한은 이를 ‘불충분한 성의’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조차 집권 당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두 차례 연합훈련 중단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강조한 것은 해상 전력 강화와 핵미사일 탑재 플랫폼 구축이다. 그는 “해군은 가까운 앞날에 국가 핵무력 구성과 핵사용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5천t급 구축함과 잠수함 건조, 그리고 화살 순항미사일이나 KN-23 등 해상 발사형 핵미사일의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뒤따랐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 역시 “최현호함의 전투체계 통합 과정을 보여주려는 의도, 그리고 현대화된 내부시설을 공개한 것은 실전배치 단계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도 “김 위원장이 군함 건조 현장을 자주 찾는 것은 해상 핵 공격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이번에도 화해 제스처에 강경책으로 응수하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냉기류로 접어들고 있다. 국방부는 한미연합훈련의 정상 진행과 함께 대응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정부는 △북한에 대화 재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강대강’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합훈련과 핵무력 강화 논란은 당분간 한반도 정국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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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재명#ufs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