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빅테크서 소프트웨어로”…월가 헤지펀드들, M7 투자 축소·포트폴리오 재편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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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4일, 미국(USA) 증시 대형 헤지펀드들이 올해 3분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 보유 비중을 축소한 정기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 증시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AI 및 빅테크 고평가 부담이 커지자, 펀드들은 성장 업종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분기 S&P500, 나스닥100 지수 모두 8~9% 오름세를 보였지만, 대형 헤지펀드는 이와 반대로 기술주 중심 투자 비중을 낮췄다. 2분기 인공지능(AI) 관련주 랠리 이후, 특히 엔비디아(Nvidia), 메타플랫폼(Meta Platforms) 등에서 매도세가 뚜렷했다. 헤지펀드들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핀테크, 결제 솔루션 등 타 성장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

월가 헤지펀드, 3분기 ‘M7’ 비중 축소…엔비디아·메타플랫폼 지분 감축
월가 헤지펀드, 3분기 ‘M7’ 비중 축소…엔비디아·메타플랫폼 지분 감축

브리지워터(Bridgewater)는 ‘파이서브’, ‘어도비’, ‘다이나트레이스’ 등 핀테크 및 소프트웨어 주식 지분을 늘린 한편, 엔비디아 및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식은 절반 가까이 줄였다. 디스커버리 캐피털(Discovery Capital) 등도 비슷하게 파이서브, 철강 업체, 건강보험사 등 새로운 업종에 투자했다. 반면 론파인 캐피털(Lone Pine Capital)과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은 3분기 중 메타플랫폼 주식을 각각 34.8%, 62.6% 감축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분기 금리인하 기대에 힘입어 하락세를 타면서, 금리 환경의 변화 역시 주요 투자처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리지워터는 엔비디아 주식 비중을 3분의 1로 줄였고, 코튜 매니지먼트도 약 14% 가량 축소하는 등 상위 헤지펀드 다수가 고평가 테크주 비중을 과감히 낮췄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알파벳 신규 매수를 단행했으나, 기존 보유 애플 주식은 추가 축소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 업종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지는 배경엔, 금리 변화와 빅테크 실적 변동성, 글로벌 경기와의 연계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 투자전문가들은 “테크주에서 핀테크, 소프트웨어 등 신성장 업종으로의 자금 이동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포트폴리오 조정은 AI·빅테크에 쏠린 위험 분산 전략”이라고 진단했고, 블룸버그(Bloomberg) 역시 “단기 랠리 이후 기술주 거품 논란이 투자 방향 선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미국(USA)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성장주 투자 흐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술기업의 실적, 금리 정책, 경기 전망에 따라 업종별 투자 재분배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투자자들과 금융시장 역시 이변동 흐름의 지속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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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엔비디아#메타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