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주범, 강남 학원 마약사건 공범”…국정원, 국제범죄 연루 추적 본격화

국제적 범죄 조직에 대한 대응이 한국 정치권의 뜨거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한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 수사와 국제 스캠 범죄 연루 실태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정원에 국제범죄 완전 해결을 강하게 주문하면서, 관련 대응이 정치적 쟁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22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피살당한 20대 한국인 박 모 씨 사건 주범이 2023년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사건 총책의 공범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을 통해 설명했다.  

국정원은 박 씨 피살 사건이 일어난 지 3일 만에 관련 정보를 처음 입수했고, 정보 역량을 총동원해 8일 만에 주범 신원을 특정했다는 경과도 밝혔다. 현재 주범은 캄보디아에서 마약사건 총책으로 검거된 리모 씨의 공범이며, 체포를 위한 현지 추적과 한-캄보디아 공조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은 2023년 4월, 중국인과 국내 공범이 필로폰과 우유를 혼합한 ‘마약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로 위장해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금품을 갈취한 사건으로 국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번 대학생 피살사건의 주범 역시 해당 조직과 깊은 연관이 있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편 국정원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애 빙자 사기, 일명 ‘스캠 범죄’에 한국인 가담자가 1천에서 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23년 6~7월 사이 캄보디아 경찰청이 스캠범죄 관련 피의자 3천75명을 검거한 가운데, 이 중 한국인 57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한국인 역시 대부분이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 가담자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에서 코로나19 이후 다국적 범죄 조직 유입으로 스캠 범죄로 수법이 진화한 상태”라며, 프놈펜, 시아누크빌 등 약 50곳에 스캠 범죄 단지가 존재하고, 가담 종사자가 20만 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현지에는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도 있어 캄보디아 당국 및 국제 공조에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조직이 2023년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125억 달러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원에 “발본색원 될 때까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국제범죄와 마약, 인력 수출, 사이버 범죄, 불법 암호화폐, 스캠 범죄를 뿌리 뽑아 국민 걱정을 덜어주라”며 강력한 대응을 특별 지시했다고 전해졌다. 국정원 역시 “차수별 역량을 집중 투입해 이 문제 해결에 매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날 정보위에서는 북한이 10일 진행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국정원은 “북한은 김정은 위상 부각 및 국제 제재의 실효성 부정 의도를 대내외에 내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은 국제범죄 조직 연루 실태 및 정부 대응을 두고 한층 긴장된 분위기다. 국회는 향후 추가적인 대응방안 논의와 관련 보고 청취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