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달러 유가 경고…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출렁'
북위 27도를 가로지르는 메마른 바람 속,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중동의 하늘을 무겁게 드리운다. 미국에 의한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불확실성은 시장의 맥박을 한껏 끌어올렸다. 2025년 6월 23일, 국제 유가는 전일 대비 3% 이상 급등하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76.32달러, 브렌트유는 79.49달러 위에서 숨을 고르며, 불안정한 에너지 지형 위에 선 전 세계 경제의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중대한 결정을 결의했다. 이란과 미국 양국의 강대국 대치가 곧 전 세계 에너지 수급에 거대한 파문을 던지는 모습이다. 1979년 이래 미 본토 직접 공습은 처음으로, 이란은 핵시설의 물리적 피해를 겪은 직후 봉쇄안을 통과시켰다. 그 영향은 단순한 지표 너머, 시장 심리를 압도하는 메시지로 울려 퍼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구상에서 흐르는 석유의 20%가 오가는 바닷길이다. 선박 한 척이 이 해협을 통과할 때마다 세계 원유 공급 체계의 긴장 지수는 높아진다. 과거 2011년과 2022년 유가 상승의 진원지였던 이 해협의 안전이 다시 위태로워진 지금, 주요 금융기관들은 신속히 전망치를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유가가 최악의 경우 배럴당 130달러도 감내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씨티그룹 역시 봉쇄 시 90달러 선마저 돌파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국내 분석가들 역시 냉정한 진단을 내놓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굳게 닫힌다면 서부텍사스산원유가 90달러 선을 단숨에 넘어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홍해에서의 무력 충돌에 빗대어 “혼란이 격화될 경우 120달러를 넘는 유가도 비상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사태의 엄중함은 현장 사진으로도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이던 한국 선박 선원은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 지금 이 곳에는 정치 이상의, 생존과 산업을 건 싸움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중추가 흔들리는 이 순간,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다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란의 결정은 단지 한 나라의 이슈가 아니라, 모든 국가의 가계와 산업, 투자자 심리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준다. 변동성의 파고가 높아진 이 시기, 우리는 유가 변동이 일상과 미래에 어떻게 스며들지, 냉철하게 주목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