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전면 부인”…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첫 공판서 무죄 주장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싼 거센 법적 공방이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과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이에서 시작됐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등 피고인들은 모두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기 위한 공모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사건은 2023년 5~6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두 달 만에 1천원대에서 5천500원까지 치솟은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이사, 이기훈 전 부회장 등 경영진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삼부토건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판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팀은 “피고인들이 공모해 허위·과장된 보도자료를 유포, 주가를 급등시켜 약 369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주가 동향은 경영상 외부요인에 따른 결과일 뿐, 피고인들이 부양 공모를 기획하거나 지시·관여, 묵인한 사실도 없다”며 “업무협약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 추진한 정상적 사업활동이었고,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무죄를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응근 전 대표이사는 “허위 보도자료 배포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폴란드 현지에서 실제로 MOU를 체결한 것은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되길 바란 실무적 판단이었다”고 항변했다. 이기훈 전 부회장 역시 “삼부토건이 애초 해외사업 능력이 없었다는 특검 주장과 달리, 충분한 검토와 의지가 있었으며 특검의 전제는 사실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증인신문에는 이양구 전 주우크라이나 대사,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장이 참석했다. 이양구 전 대사는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배경이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공동 개최자로 주목받았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향후 추가 증거제출과 증인신문 과정이 본격적인 진실 규명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법정은 공방이 오가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쟁점과 증거관계가 방대하므로 신속하고 공정한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의 혐의에 대한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고된 가운데,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추가 증인을 소환해 심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