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주중대사로”…노재헌 임명안 국무회의 통과, 9개월 공석 해소
한중 외교 라인이 장기간 공백을 겪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이사장을 주중대사로 지명하며 외교전의 물꼬를 텄다. 지난 1월 정재호 전임 주중대사가 이임한 이후 무려 9개월간 이어진 중국대사 공석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노재헌 대사는 이달 말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일정 추진 등 핵심 외교 현안에 직면하게 됐다.
14일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5차 국무회의에서 노재헌 이사장을 주중대사에 임명하는 정부 인사 발령안을 심의·의결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노 이사장의 임명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임명절차는 이 대통령의 재가만을 남겨두게 돼, 노 대사의 공식 임명은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노재헌 이사장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 의원과 함께 지난 8월 말 대통령 특사단으로 중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 전달한 경험이 있다. 또, 2016년부터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역임하며 한중 교류 기반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1992년 한중수교를 이끌며 이른바 '북방정책'을 추진한 점이 노 대사 임명 배경으로 부각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외교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노 씨를 파격 발탁함으로써 한중관계 복원 및 신뢰 강화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풀이한다.
정치권은 노 대사 임명을 두고 기대와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중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외교수장 경험 미흡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노재헌 대사의 특사 경험과 한중 네트워크가 외교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면서도, "격변하는 미중 패권 속에 실질적 성과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와 시진핑 주석의 방한 논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주중 한국대사의 공백 해소가 갖는 전략적 의미에 시선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노재헌 대사의 임명을 계기로 한중간 교류와 전략적 협력이 한층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및 외교가는 신임 주중대사의 역할이 향후 동아시아 정세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